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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불황 속 배당 정책 제각각…비씨, 삼성카드 배당성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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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불황 속 배당 정책 제각각…비씨, 삼성카드 배당성향 높아

우리, 하나카드 올해도 배당않고 이익 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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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이효정 기자] 카드사들이 업계 불황에 배당 정책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KT의 계열사인 비씨(BC)카드나 상장사인 삼성카드는 배당성향이 높아지고, 신한·국민카드는 꾸준히 상당 규모의 배당을 결정하는가 하면 실적이 양호한 우리카드나 하나카드의 경우 올해에도 배당을 하지 않으면서 사내에 이익을 쌓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직 배당을 공시하지 않은 롯데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7곳은 이사회를 통해 지난해 사업분에 대해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7곳의 총 배당액은 8233억원으로 전년도 1조971억원에 비해 33.2%나 줄었다.
전체적인 배당 규모는 줄어들었으나 카드사에 따라 사정은 좀 다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시장 내 경쟁 심화 등으로 업계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도 배당 성향이 여전히 높거나 일부 카드사는 전년보다 상승한 경우도 있어서다.

비씨카드의 경우 지난해 사업분에 대해서 중간배당 220억원을 포함해 총 840억원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전체적인 배당 규모가 전년도보다 12.4% 감소했다. 하지만 벌어들인 이익에 대비 배당 규모 비율을 보는 배당 성향을 보면 지난해 88%로 전년도 65.2%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익의 88%를 주주에게 돌려기로 했다는 의미다. 비씨카드는 지분의 69.54%를 KT가 갖고 있고, 우리카드 7.65% 등 회원사들이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비상장사로 배당금은 주주들에게 환원된다.

비씨카드는 지난해에 벌어들인 이익은 크게 줄었는데 배당 규모는 그만큼 줄어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비씨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은 955억원으로 전년대비 1471억원대비 516억원, 35.1%나 줄었다.

2017년도에는 마스터카드 주식 매각 이익이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일회성 이익이 많았던 데 비해 지난해에는 상대적으로 이같은 효과가 사라졌고, 회원사와의 소송으로 인한 소송충당부채를 많이 쌓으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 소송충당부채는 기업이 패소 등 소송 관련 비용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을 말한다. 비씨카드의 회원사 9곳은 후불 교통카드 도입 이후 택시정산수수료 정산 문제와 관련해 비씨카드가 부당하게 추가 수수료를 챙겼다며 소송을 냈고 최근 1심에서 소송가액 514억원 중 341억원에 대해 패소 판결을 받았다.

상장사인 삼성카드도 배당 성향도 지난해 49.5%로 전년대비 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배당 규모는 1708억원으로 결정해 전년 수준이었으나 당기순이익은 3453억원으로 414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배당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와 나눈다는 의미에서 필요하다. 은행 계열 카드사의 경우 대주주인 금융지주에 배당을 통해 지주사의 운영자금을 마련하는데 쓰이고, 특히 삼성카드와 같은 상장사는 일반 소액주주들도 있기 때문에 이익분의 어느 정도를 주주에게 돌려주고 얼마 정도를 기업을 위한 재투자에 쓸지가 관건이다. .
다만 삼성카드의 경우 지분 중 소액주주 지분은 21.27%이고, 삼성생명이 71.86%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사인 삼성생명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분 20.76%을, 삼성물산이 19.34%를 갖고 있는 등 전체 지분의 47%를 삼성그룹 관계자가 주식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다시 말해 삼성카드의 배당액은 대부분 삼성생명으로 흘러가고, 이 돈 가운데 절반 가량은 다시 삼성그룹 관계자에게 넘어간다는 뜻이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도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의 60%대의 높은 배당 성향을 보였다. 신한카드의 배당 성향은 지난해 65%로 전년도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1년새 43.1% 감소했고, 배당 규모도 3377억원으로 같은 기간 43.7%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배당 성향은 그대로였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늘어난만큼 배당 규모도 200억원 늘린 2000억원으로 확정하면서 배당 성향은 60.8%를 기록했다. 전년도는 60.6%를 기록했다. 앞서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자본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주주 환원과 지주사의 경영 재원마련을 위해서 예년 평균과 비교해 통상적인 수준으로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올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카드는 2013년 4월 분사 이후 지금까지 배당을 실시한 적 없고, 하나카드도 2014년 말 옛 외환은행 카드 사업 부문과 통합한 이후 줄곧 배당을 결정한 적 없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1256억원을 벌어 1년새 24.6% 성장했음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해 눈에 띈다.

순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보다는 사내에 쌓아 자본 확충 역할을 하거나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여파 때문에 카드업계 전체가 크게 위축될 것을 감안해 이를 대비하겠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가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는 최근 상장된 우리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지분 100%을 갖고 있다. 하나카드는 하나금융지주가 지분 85%, SK텔레콤이 지분 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효정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