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이 합병 계획은 차세대 통신 규격 '5G'의 도입에 뿌리내리고 있다. 양사는 2014년 처음 합병에 합의한 후 소프트뱅크는 미국 휴대전화 사업 강화를 목표로 여러 차례에 걸쳐 산하의 '스프린트'와 'T모바일US'의 상호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최근 합병을 통해 "미국이 중국과의 5G 개발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오면서, 규제 당국에 합병 승인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미중 경쟁이 합병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양사는 2014년부터 합병을 검토했지만, 당시는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법무부가 국내 통신 대기업이 4개사에서 3개사로 줄어드는 단점에 큰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에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점차 미 행정부 내에서 우려하는 우선순위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걱정되는 것은 "중국이 5G 개발에 선행하는 사태다"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FCC의 파이 위원장 또한 5G 개발을 미국이 주도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경제 성장과 경쟁을 위한 국가적 책무"라고까지 표현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및 전문 서비스 회사 액센츄어의 추계로도 5G는 미국 내 총생산(GDP)을 5000억 달러(약 561조2500억 원) 늘리고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지난해 봄 합병 합의가 발표된 시점부터 양사는 통합을 통해 5G 네트워크의 구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리고 5G는 커넥티드카와 새로운 국방 인프라 등 향후 등장하는 많은 기술 분야의 근간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도 주장했다.
존 레저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 시간) 스프린트와의 합병 계획에 대한 미 의회의 증언에서 "경쟁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무선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자신의 주장을 전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