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기업은 불황으로 허덕이는데 정부 곳간만 가득 채운 것이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293조6000억 원으로 정부의 세입예산 268조1000억 원보다 25조4000억 원(9.5%) 더 걷혔다.
전년보다는 28조2000억 원, 10.6%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초과 세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많이 걷혔기 때문이다.
법인세가 예산보다 7조9000억 원 더 걷혔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라 법인의 영업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소득세는 11조6000억 원이 더 걷혔다. 양도소득세가 예산보다 7조7000억 원이나 더 들어왔다.
부가가치세는 수입액이 늘어난 데 따라 2조7000억 원이 더 들어왔고, 증권거래세는 2조2000억 원이 예상보다 더 걷혔다.
덜 걷힌 세목은 교통·에너지·환경세 1조1000억 원), 관세 6000억 원 등이다.
초과 세수가 이처럼 커진 것은 정부가 정밀한 세수 전망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초과 세수는 작년까지 3년 연속 발생했다.
경기가 어려운데 세금을 더 걷어 사실상 긴축재정을 한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낸 셈이다.
한편 기재부는 세수 추계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재부가 전담하던 세수 추계를 기재부·국세청·관세청·조세연구원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한 후 세입예산안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