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이 부진한 분기 실적 속에 전기차 배터리 독점 고객이었던 테슬라의 배터리업체 인수 소식까지 겹치며 주가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4일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내 자동차 부품 및 공장 설비 수요 약화를 들어 지난해 4분기 19%의 영업이익에 이어 이번 분기 영업이익도 당초 전망보다 9%나 하향 조정했다. 두 수치 모두 증권가 분석가들의 예상치보다 훨씬 낮았다. 게다가 이날 오후 세계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미국의 배터리 회사 맥스웰테크놀로지를 2억1800만달러(약 2349억원)에 전량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테슬라의 맥스웰 인수 소식은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공급해오던 배터리 독점권을 잃게 될 상황에서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자사 "상하이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현지에서 조달해 공급할 계획이며 여러 회사에서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본 업계 분석가들은 테슬라의 맥스웰 인수가 파나소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확실치 않으며 파나소닉 주가하락의 주된 이유를 최근의 실적부진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 때문이라고 고 지적했다.
마사히코 이시노 토카이 도쿄 리서치 센터 분석가는 “최근 실적으로 파나소닉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파나소닉은 기업 고객을 위한 자동차 배터리 및 콕핏 시스템과 같은 제품으로 전환하고, 저마진 가전제품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기업간(B2B) 영역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재 맥스웰은 울트라 커패시터 배터리를 제너럴 모터스(GM)과 폭스바겐 자회사인 람보르기니에 판매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독점적 배터리셀 공급업체이며, 테슬라는 파나소닉의 최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고객사다. 파나소닉도 맥스웰과 같은 형태의 울트라 커패시터를 만든다.
인수소식이 나오기에 앞서 맥스웰 경영진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고 전기차 배터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건식 전극’기술을 개발했고 특허를 냈다”고 밝혔다. 맥스웰은 투자자 발표에서 “이 기술을 중심으로 ‘6개월 이내에’ 전략적 제휴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맥스웰은 또한 배터리보다 더 빠르게 에너지를 방출하고 보조배터리 기술로 간주되는 울트라 커패시터를 제조한다. 맥스웰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울트라 커패시터는 배터리 에너지와 결합해 아주 빠른 속도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해주며 보다 광범위한 온도범위에서 작동하고, 배터리 수명을 최고 2배로 늘려준다”고 밝혔다.
볼보사의 지주사인 길리 홀딩스 그룹은 지난해 5월 맥스웰과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발표하고 자사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최고 출력’을 전달하는데 울트라 커패시터 기술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로스캐피털 파트너스의 크레이그 어윈은 “테슬라는 배터리 비용을 낮추기 위해 맥스웰의 무용제(solvent free) 배터리 전극 제조기술이 필요하다”며 “실질적 경쟁자들이 오고 있어 테슬라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