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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홍준표와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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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홍준표와 손석희

홍준표, "손석희의 본모습을 되찾기를 기원한다"고 말해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동병상련이라던가. 홍준표가 손석희를 거들고 나섰다. 의외다. 사실 둘은 앙숙관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에서 맞붙기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홍준표가 손석희를 두둔할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편을 들었다. 순수한 것 같지는 않다. 홍준표가 손석희를 이용했다고 할까. 결과적으로 자신에 대한 주목도를 훨씬 끌어 올렸다.

지금 손석희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와 진실게임을 하고 있다. 손석희는 언론 권력과 다름 없다.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다. 몇 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넘볼 수 없는 벽이 됐다시피 하다. 따라서 팬도 많고, 안티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름이 거론된 것 자체만으로도 창피를 당했다. 아마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 게다.

손석희를 대놓고 지원한 사람은 홍준표가 처음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래서 더 관심을 모았다. 홍준표는 25일 지인 폭행 의혹을 받는 손석희 JTBC 사장에게 "부디 슬기롭게 대처해 국민적 오해를 풀고 맑고 깨끗한 손석희의 본모습을 되찾기를 기원한다"면서 "손석희 사장이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 자 적는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다.

홍준표는 "지금 세상이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가짜뉴스가 진짜 뉴스로 둔갑하는 세상"이라며 "정치판에 24년 있으면서 숱한 가짜뉴스에 당해 본 나도 그 소식에 황당했다. 차분하게 대처하라"고 조언했다. 거친 홍준표의 입에서 점잖은 충고를 들으니 조금 이상하긴 하다. 정치도 진작 이런 식으로 했더라면 어떤 결과를 가져 왔을까.

이전에 홍준표와 손석희는 자주 충돌했다. 당시는 손석희가 홍준표를 몰아붙이는 형국이었다. 지난해 4월 홍준표가 한국당 대표로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JTBC ‘뉴스룸’과 인터뷰를 했을 때는 두 사람이 설전을 벌였다. 손 사장이 당내 친박근혜계 존재를 거듭 묻자, 홍 전 대표는 “오랜만에 만나서 좋은 이야기나 하지 뭘 자꾸 따지냐. 작가가 써준 거 읽지 말고 편하게 물어달라”고 응수했다.

홍준표는 JTBC를 향해 여러 차례 ‘편향’을 주장하기도 했다. 홍준표는 2017년 6월 한국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겨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자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론 인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했다가 한달 가량 후 사과한 적도 있다.

손석희는 김웅에게, 홍준표는 황교안 오세훈에게 각각 협공을 당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홍준표도 손석희가 가련해 보였을 것 같다. 게는 가재편이라고 하던가. 손석희 측은 이날 2017년 접촉 사고 당시 동승자 논란에 대해 또 다시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오래 끌수록 손석희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 손석희가 자진출두해서라도 빨리 진상을 밝혀야 한다. 홍준표의 충고도 그렇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