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지침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30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확정했다. 문 대통령이 '적극행사'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총수 일가 지분을 축소해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사익 편취를 해소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기업 경영과 관련해) 틀린 것은 바로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3월 주주총회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미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여부를 2월 초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혀놓았다.
국민연금은 637조원의 자산을 운영하는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108조9000억원을 운영한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299곳이다. 기업들은 한진그룹을 시작으로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가 확대되면 대기업 지배구조에 정부가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과도하게 경영권에 개입할 경우 기업 활동에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이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이사 해임, 사외이사 선임 등 스튜어드십 코드를 처음으로 실행하려 했다. 반대의견이 더 많아 무산됐다.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는 전체 위원 9명 중 7명이, 한진칼에 대해선 5명이 반대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대한항공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은 다음달 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로 넘어갔다. 기금운용위는 이미 지난 16일 회의에서 주주권 행사에 찬성했고 문 대통령이 강한 의사를 직접 밝힌 만큼 기금운영위는 스튜어드십 코드 방침을 관철할 가능성이 크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