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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전기차 배터리 1위 자리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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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전기차 배터리 1위 자리 흔들리나

테슬라 위기론에 도요타와 합작 서둘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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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수민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업체 일본 파나소닉을 둘러싼 위기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파나소닉 제1 협력업체 테슬라가 경영위기에 빠지자 파나소닉이 구원투수 찾기에 부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파나소닉이 일본 자동차 강자 도요타와 합작을 서두른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요타와 파나소닉은 각각 51%, 49%의 지분을 가진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이번 주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이 미국에서 테슬라와 합작 운영하는 공장을 제외한 일본과 중국에서 운영 중인 5개 공장은 소속이 합작사로 바뀐다.
파나소닉은 도요타의 전기차 기술 협력업체 마쓰다를 비롯, 도요타 계열사 다이하쓰·스바루 등 다른 자동차 업체로 공급을 넓힌다. 도요타는 또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파나소닉과 손을 잡을 예정이다.

두 회사의 합작설은 2017년 말 제휴 선언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당시 도요타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량 비율을 전체 생산량 절반인 55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파나소닉의 ‘제1 파트너’였던 테슬라의 실적부진이 이번 합작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테슬라는 최근 직원 7%를 감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테슬라) 앞에 놓인 길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팩트와 수치로 이해해줬으면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해 3분기 3억1200만달러(약 350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2003년 창업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흑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를 총 24만5000여대를 생산해 목표치였던 ‘연간 50만대 생산’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실적 부진과는 별개로 당장 막아야 할 부채 부담도 만만치 않다. 테슬라는 오는 3월 1일 9억2000만달러(약 1조402억원)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이 회사채는 만기일에 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 형태로 발행됐다. 전환 가격은 주당 359.87달러로 현시점 주가 298.92달러(23일 기준)보다 17% 가량 높다. 만기일에 주식 전환이 되지 않으면 테슬라는 이 돈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배터리 공급량 대부분을 테슬라에 의존하는 파나소닉 입장에서는 테슬라 부진이 곧 큰 리스크로 다가온다. 여기에 2020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시장이 외국업체에 개방되고 폭스바겐, 르노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시장 영역 확장이 시작되면 공급창구가 하나 뿐인 파나소닉 입지는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독보적 위치에 있지만 향후 상용화 시대가 되면 상황은 다를 것”이라며 “파나소닉 입장에서 판로가 많지 않은 현재 상황이 향후 큰 부담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