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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파나소닉 합작사 설립… 한·중·일 ‘배터리삼국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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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파나소닉 합작사 설립… 한·중·일 ‘배터리삼국지’ 본격화

도요타·파나소닉 합작사, 202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대량생산 계획
업계, 중국 전기차 보조금 사라지는 2020년 '촉각'

/그래픽=윤수민 디자이너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윤수민 디자이너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새해초부터 '차세대 먹거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국간의 전기차 배터리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요타·파나소닉,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세운다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파나소닉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사를 설립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와 파나소닉은 각각 51%, 49%의 지분을 가진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이번 주 발표한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이 현재 일본과 중국에서 운영 중인 5개 공장은 합작사로 소속이 바뀐다. 파나소닉이 미국에서 테슬라와 합작 운영하는 공장은 제외된다.

두 회사는 용량이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되는 배터리의 50배인 순수전기차(EV)용 배터리를 2020년 초부터 대량생산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도요타의 전기차 기술 협력업체 마쓰다를 비롯해 도요타 계열사 다이하쓰·스바루 등 다른 자동차 업체로 공급을 확대한다. 도요타는 파나소닉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협업할 예정이다.

◇'차세대 먹거리' 전기차 배터리 시장 놓고 '한·중·일 신(新) 삼국지'


두 회사의 합작사 설립 결정으로 중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한국이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중국, 일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통계만 놓고 보면 일본과 중국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세계 전기배처리 시장점유율 10위권 내에 중국 5개사, 일본 3개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시장 1위를 놓고 일본의 파나소닉과 중국의 CATL이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으며,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4위와 6위를 지키고 있다.

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중국천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업체들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점유율은 무려 40%에 육박한다. 중국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고 국제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한 2020년이면 시장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기술력을 앞세운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나소닉과 시장점유율 1위를 두고 다투는 CATL, 완성차 생산능력이 있는 BYD 등울 제외하면 정부 보조금이 사라진 시장에서 살아남을 만한 중국업체들이 많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 시각이다.

파나소닉과 도요타의 합작도 2020년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작에 대해 업계는 현재 시장 1위 파나소닉이 안정적인 공급처를 기반으로 ‘세력 굳히기’에 들어가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1위 자리를 탈환한 시점에서 안정적 공급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제스처로 보여진다”면서 “이렇다 할만한 전기차 모델이 없는 도요타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국내 업체들은 도요타와 파나소닉의 합작 소식에 크게 놀라지 않는 눈치다. 이들 국내업체들은 이미 확보된 일감이 있고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내년 본격화 될 중국시장에서 충분히 입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현대·기아차, 포드, 르노, GM 등과 수주계약을 맺었다. 삼성SDI는 BMW, 재규어랜드로버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 다임러, 현대·기아차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지난해 이들 3사의 전기차 배터리 신규 수주 금액은 110조원으로 추산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40조원 이상을 새로 수주했고, SK이노베이션도 30조원 규모의 물량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의 누적 수주액은 175조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은 국내 업체들이 중국보다 이미 앞서 있다”면서 “이에 따라 2020년부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