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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야생 커피 60% 멸종 위기…질병·기후변화·삼림벌채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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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야생 커피 60% 멸종 위기…질병·기후변화·삼림벌채 등 원인

"삼림벌채 10년 지속 땐 커피나무와 커피 묘목 사라질 것"

지구상의 야생 커피종 중 약 60%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지구상의 야생 커피종 중 약 60%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질병' '기후변화' '삼림벌채'로 인해 지구상의 야생 커피종 중 약 60%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종의 멸종은 재배종의 멸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과학 논문 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는 최근 연구 논문에서 야생 커피의 멸종을 경고했다.
커피의 멸종에 관한 이번 연구 논문은, 영국 왕립식물원 '큐 가든(Kew Garden)'의 식물 학자들에 의해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야생 커피종 124종 가운데 75종(60%)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야생 커피종 124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레드리스트 기준에 근거해 분류된 커피의 종류다.

논문은 또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풍부한 맛을 지닌 커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야생종이 큰 열쇠를 쥐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이번 연구 결과는 우려해야 할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커피콩의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 2종류로 나뉜다. 이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풍토와 기후를 고려한 개량을 통해 다양한 품종으로 다시 분류된다. 따라서 야생종을 잃고 나면, 지구 온난화 및 기후변화와 함께 퍼지는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재배 품종을 보호하기 위한 품종 개량 등을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큐 가든의 식물 자원 부문 수석 연구원 아론 데이비스(Aaron P. Davis)는 연구 논문에서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야생종이 유효한 덕분에 마실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생 커피종의 위기는 현대인이 마시는 커피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라며 "야생 커피종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야생종의 멸종이 곧 재배 품종의 멸종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세계 커피의 60~70%를 차지하는 남부 수단의 서식지에 대한 현지 조사에서 커피콩의 묘목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70년 전의 풍성했던 커피종은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앙상한 뼈대만 남았을 뿐"이라고 데이비스 박사는 조사 당시의 심경을 논문에 남겼다.

끝없이 늘고 있는 커피의 수요에 반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가 되면, 커피 가격이 상승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마저도 충당할 수 없는 멸종 사태에 이를 경우, 커피의 향과 맛은 영원히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커피에 관한 첨단 농업 과학을 세계적 규모의 협력 체제하에서 활용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기관 '월드 커피 리서치(World Coffee Research)'는 "삼림벌채가 10년만 지속되면, 더 이상 이 땅에서 커피나무와 커피 묘목은 찾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