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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시승기] 재규어 전기차 ‘I-PACE’, 안정감과 주행성능 다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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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시승기] 재규어 전기차 ‘I-PACE’, 안정감과 주행성능 다 갖춰

23일 정식 출시…1억원 웃도는 가격이 부담

재규어가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I-PACE'/김소희 기자=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재규어가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I-PACE'/김소희 기자=사진
[글로벌이코노믹 김소희 기자] 재규어가 새롭게 도전장을 낸 전기차 시장에서도 그 동안 프리미엄 세단과 스포츠카로 쌓은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중심에는 전기차 특유의 안정감에 스포츠카와 같은 주행성능, 세단의 디자인 등이 조화를 이룬 재규어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I-PACE’가 자리 잡고 있다.

기자는 18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I-PACE를 타봤다. 시승을 통해 경험한 I-PACE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순수 전기차일지라도 재규어는 재규어구나’였다.
이날 시승은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를 출발해 인천 송도의 경원재 앰배서더호텔까지 달린 뒤 되돌아오는 왕복 90km 구간이었다.

기자는 반환점부터 출발장소로 돌아오는 구간을 직접 운전했는데 직선거리가 45㎞로 비교적 짧아 아쉬웠다. 그러나 도로가 커브구간과 직선구간, 시내구간 등으로 나눠져 I-PACE를 경험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I-PACE를 처음 대면한 순간 ‘말을 하지 않으면 전기차인 줄 모르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은 물론 휠 등을 둘러봐도 그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기 때문이다. 굳이 SUV와의 차이점을 꼽는다면 자동차 높이가 조금 낮은 점과 정면을 봤을 때 일반 승용차 모습을 띠고 있다는 점뿐이었다.

엔진룸 대신 추가 수납이 가능하도록 마련된 보닛의 27L 규모 공간/김소희 기자=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엔진룸 대신 추가 수납이 가능하도록 마련된 보닛의 27L 규모 공간/김소희 기자=사진

이어 트렁크와 보닛 쪽을 살펴봤다. 트렁크는 SUV 장점 중 하나인 충분한 수납공간(656L)이 마련돼 있었다. 보닛을 열었을 때도 별도의 수납공간이 갖춰져 있었다.

재규어 관계자는 “엔진룸 주위에 27L의 추가수납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는 엔진이 차체 아래에 자리를 잡고 있어 엔진룸 공간이 남기 마련이다. 남는 공간이 수납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보닛 쪽 수납공간은 45㎞ 주행 후 다시 열어보니 물기가 있어 ‘젖어도 되는 물건만 보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 내부는 재규어의 경쟁력이 가장 돋보인 부분이다. 천연 소재의 마감재와 스포티한 디자인, 직관적인 제어 시스템, 넓은 파노라마 루프, 넓은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890㎜의 넓은 뒷좌석 여유 공간을 보니 I-PACE가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세련되면서도 깔끔하게 빠진 I-PACE 실내/김소희 기자=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세련되면서도 깔끔하게 빠진 I-PACE 실내/김소희 기자=사진

본격적인 주행을 하기 위해 시동버튼을 눌렀지만 ‘시동이 제대로 켜진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계기판을 보고서야 시동이 켜진 걸 알아챈 기자는 'D(Drive; 주행)' 버튼을 누르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니 자동차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발해 도로에 진입했지만 바로 신호에 걸려 차량을 멈춰야 했다. 시속 20㎞ 이하로 서행하자 I-PACE에서 독특한 소리가 났다. 그제야 ‘아! 이게 보행자 안전을 위해 적용한 소리구나’라는 걸 알았다. 이 소리마저 없었다면 I-PACE의 놀라운 정숙성 때문에 보행자들은 I-PACE가 달려오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몇 분 뒤 시내구간을 벗어났고 고속도로 본선에 합류했다. 기자가 사이드미러에 탑재된 차선변경보조시스템을 활용하니 1차선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이후 엑셀을 밟자 순식간에 계기판 속 속도가 시속 160㎞로 바뀌었다. 차량 속도가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올라간 것을 보며 성능이 스포츠카에 뒤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도로를 달리는 I-PACE 모습은 마치 스포츠카와 같아 보인다./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도로를 달리는 I-PACE 모습은 마치 스포츠카와 같아 보인다./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제공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I-PACE가 빠르게 달리는 순간에도 승차감이 떨어지거나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공기를 루프라인으로 내보내는 그릴과 보닛 스쿠프 등 공기역학기능을 고려한 디자인, 배터리가 차량 앞뒤 차축 사이에 최대한 낮게 설치한 데 따른 50대 50의 무게배분, 기존 ‘F-PACE’보다 130㎜ 낮아진 무게 중심점 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I-PACE의 놀라운 정숙성과 빠른 속도를 경험한 뒤 이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전방 주행 차량과의 간격을 유지해 달려봤다. 재규어 측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재규어가 I-PACE에 처음 적용한 것으로 장거리 주행 때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이 시스템을 작동하고 약 20초간 운전대에서 양손을 떼어봤는데 차량이 흔들림 없이 주행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자 다시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음이 울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차선이나 차량 간격 등이 유지되는 걸 보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재규어 특유의 디자인이 적용된 I-PACE 핸들 모습/김소희 기자=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재규어 특유의 디자인이 적용된 I-PACE 핸들 모습/김소희 기자=사진


◇아쉬운 점

‘I-PACE를 운전하기 전에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이 차의 좋은 기능을 온전히 누릴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능이 많은 만큼 매뉴얼을 충분히 익히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만약 I-PACE를 구입할 의향이 있다면 차를 받은 후 마치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입한 것처럼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하나씩 알아보는 재미(?)를 누려보자.

또한 I-PACE가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옵션으로 등장했는데 차량 가격이 1억원을 넘는다는 점이 차량 구매자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I-PACE ‘퍼스트 에디션(First Edition)’은 가격이 무려 1억28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러한 비싼 가격에도 이달 23일 출시하는 I-PACE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세단과 같은 전면(좌)과 넓은 수납공간을 자랑하는 SUV의 뒤태(우) 등 I-PACE는 2가지 감성을 모두 느낄 수 있다./김소희 기자=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세단과 같은 전면(좌)과 넓은 수납공간을 자랑하는 SUV의 뒤태(우) 등 I-PACE는 2가지 감성을 모두 느낄 수 있다./김소희 기자=사진



김소희 기자 ksh33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