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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폐쇄 한 달째 임박…생활고 무급 연방직원들 '푸드뱅크'로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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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폐쇄 한 달째 임박…생활고 무급 연방직원들 '푸드뱅크'로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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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김경수 편집위원]

미국 연방예산의 실효에 따른 정부기관의 일부 폐쇄가 17일(현지시간) 역대 최장기간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자택대기나 무급상태가 된 미국 전역의 80만 명에 이르는 연방직원 일부가 생활고로 빈곤층에 식량을 배급하는 푸드 뱅크에 매달리기까지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16일자로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폐쇄된 이후 출근일 하루 당 약 2억 달러의 급여가 날아갔다. 직원 한 명 평균으로는 5,000달러의 급여를 잃었다는 계산이다.

다음 월급날까지 매달 겨우 연명할 수 있었던 직원의 경우는 도저히 그런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플로리다 주 탬파,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이르기까지 현지 뉴스국은 자선단체에 지원을 구해야 하는 미국 정부직원들의 모습을 매일 전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푸드뱅크’ 관계자는 15일 CBS 계열의 방송국 KDKA와의 인터뷰에서 “폐쇄 후 최초의 급여일에 급여가 지불되지 않을 때부터, 연방 직원으로부터 문의가 오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그들이 저축을 더 유용하게 쓸 수 있고 오래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유타주의 가톨릭계 푸드뱅크 코디네이터는 “만약 폐쇄가 더욱 장기화 된다면 배급용의 식량이 부족해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그리고 “어쩌면 식량을 넣는 바구니의 사이즈를 작게 하지 않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원창구는 향후에도 개방할 것”이라고 미 CNN에 말했다.

오는 19일에는 캘리포니아 주 단체인 샌프란시스코 마린 푸드뱅크가 미 연안경비대 직원 수백 명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식량배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 KQED는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휴먼 서비스 에이전시는 15일 정부폐쇄의 영향을 받고 있는 직원들의 생활지원을 위해 2월 푸드스탬프(Calfresh) 지급일을 앞당긴다고 밝혔다.

수도 워싱턴의 연방직원은 12일부터 푸드뱅크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날은 캐피털 에어리어 푸드뱅크가 연방직원을 대상으로 주 1회 식량배급을 하는 첫날이었다. 이 푸드뱅크의 CEO는 취재진에게 시내에서 약 1만3,600kg의 식량과 콩 통조림 등 저장식품을 담은 박스 3,000상자를 배포했으며 2,200여 명이 임시 설치된 푸드뱅크 앞에 대기하며 기부된 식량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미 환경보호청에서 정책 애널리스트를 맡는 한 여성은 “특별한 지원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며, 집에는 아이도 있고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고 푸드뱅크의 스태프에게 하소연 했다.

지난주 임시배급을 받으러 온 한 연방직원은 “나는 오랫동안 푸드뱅크 때문에 먹고사는 사람들을 위해 식품을 가지고 오는 활동을 해왔다. 그런 내가 배급 줄에 서게 되다니”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그리고 정부 폐쇄가 일부 정부직원을 심각한 정체성 위기로 몰고 간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폐쇄는 비록 안정된 일을 하고 있어도 급여지불이 한두 번 밀리면 어려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경수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