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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만으로는 배고프다'....'먹거리 다변화' 꿈꾸는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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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만으로는 배고프다'....'먹거리 다변화' 꿈꾸는 포스코

포스코센터빌딩 전경.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센터빌딩 전경. 사진=포스코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철강이 주력사업인 포스코가 2차 전지소재 사업 육성에 힘을 쏟는 등 ‘먹거리 다변화’ 준비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부문 투자를 줄이고 2차전지 등 비(非)철강 부문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철강 40%, 비철강 40%, 신성장 20% 비율로 수익비중을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비철강부문과 신(新)성장 부문에 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부문 산하에 신성장기획실, 2차전지소재사업실, 산학연협력실 등 3개 부문을 신설하고 전문가 250명으로 이뤄진 싱크탱크를 구축했다.

각 부문에는 그룹 내 전문가들을 배치했다. 신성장기획실장에 임명된 조주익 상무는 최 회장의 100대 개혁안을 입안한 경영개혁 태스크포스(TF)팀 출신이다. 2차전지소재사업실장은 신사업실장이던 박현 상무가 임명됐다. 산학연협력실은 박성진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를 발탁했다.

이달 초에는 호주 광산개발 기업 필바라와 함께 추진하는 리튬공장 생산 규모를 기존 계약보다 33% 늘리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2020년까지 전남 광양에 리튬 공장을 짓고 필바라에서 조달한 리튬 정광으로 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캠텍, 포스코건설 등 이른 바 ‘비철강 부문’도 올해 도약을 준비중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분야를 그룹차원 육성사업으로 정하면서 이를 맡은 포스코대우가 지난해부터 이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7년 LNG트레이딩 거래를 시작한 포스코대우는 지난해 2억 달러(약 224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LNG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대우는 민간기업 처음으로 미얀마해상 A-1·A-3광구서 가스전탐사·개발·생산에 이르는 미얀마가스전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반면 철강부문 투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인도 정부로부터 자동차강판 등 제품 생산 합작 제안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초 신년사에서 올해 철강부문 해외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포스코가 인도의 합작 투자 제안에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합작 제안은 현재 면밀히 검토 중”이라면서도 “인도 투자 건은 아직 제안 단계에 불과하며 추진 속도가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포스코의 이 같은 행보는 철강업계의 어두운 경기전망 때문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올해 국내 철강업계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철강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3.9%에서 올해 1.4%으로 낮아졌다. 여기에 자동차, 가전, 건설 등 전방산업이 위축돼 국내 수요도 정체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갈수록 높아지는 수출장벽도 부담이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세이프가드 조치를 통해 최근 3년간 EU의 연평균 수입 물량의 105%까지 무관세를 적용하지만 추가 수입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는 또한 무관세 쿼터를 해마다 5%씩 늘릴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2일부터 2021년 7월까지 시행된다. 앞서 미국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부문에 힘을 뺀다기보다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새 수익을 창출한다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