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13일(현지 시간) 연방의회에서 새롭게 출범한 정부에 우호적인 세력이 늘어나고 있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예상보다 빨리 정치적 입지를 굳힐 것이며, 그로 인해 거액의 재정 적자를 축소하기 위한 연금 및 조세 등 개혁법안 추진에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과는 정반대로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정치팀과 경제 팀내에서 서로의 의견 차이가 표면화되었다는 견해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그들은 인터뷰나 트위터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과 측근의 발언이 모순되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보우소나루는 지난 4일 기자 회견에서 금융업에 대한 세금 인상과 최고 소득 세율 인하를 실시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파울루 게데스(Paulo Guedes) 신임 재무장관은 즉시 이를 부정했으며, 내각 수장인 오닉스 로렌조니(Onyx Lorenzoni)는 대통령의 발언이 실수였다고 말했다.
결국 신자유주의파 이코노미스트인 게데스가 자신의 경제팀에 미 시카고대 출신을 대거 표진시킨 것을 환영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이 소식에 허둥지둥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정권을 둘러싼 의문이 확산되면서 브라질 증시의 상승 속도는 둔화하기 시작했다.
자산운용사인 K2캐피탈의 파비오 크니즈닉(Fabio Knijnik) 소장은 국내 투자자의 대다수가 여전히 강세라고 하면서도, 다른 투자 대안을 가진 외국인 투자자들은 관망 모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이 실수였다는 내각 수장의 발언이 도는 나라에 자금을 쏟아부으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가지 예는, 보우소나루는 텔레비젼 인터뷰에서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남성 62세, 여성 57세로 개시할 의향을 나타냈으며, 이는 현재보다 높은 연령이지만 이전 정권의 제안에 비하면 대폭적으로 낮아진 연령이므로 국민들은 당연히 이러한 정치적인 의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 두가지 예를 보더라도 현재 브라질 새 정부의 정치팀과 경제팀의 대립은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민감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투자자들은 총기 소유 규제의 완화나 젠더 문제 등 보수파 지지층이 요구하는 사회 문제에의 대처를 정권이 우선시하고 연금 개혁이 뒷전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크니즈닉 소장은 "우선 연금 개혁을 통과시키는 것이 과제"라며 "소녀는 핑크색을, 소년은 파란색 옷을 입어야 한다는 이념적 문제는 이후에 임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이코노미스트의 견해마저 자신들의 실리를 위한 것으로, 정작 브라질의 경제 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보우소나루 행정부의 정치팀과 경제팀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