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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김예령 기자 할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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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김예령 기자 할 말 했다

대통령 기자회견서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질문하자 의견 분분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김예령기자.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까. 실시간 검색어 상단도 차지했다. 대통령에게 한 질문과 관련해서다.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소속과 이름도 밝히지 않고 바로 질문에 들어갔다. 이는 분명 김 기자의 잘못이다. 그러나 질문 내용이나 태도는 비난받을 만큼 거칠지 않았다. 오히려 콘티 없이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통령에게 충분히 할 수 있는 질문이다. 때론 까다로운 질문도 필요하다. 이것을 갖고 왈가왈부하는 게 더 이상하다. 한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김 기자의 질문을 두고 말들이 많다. 두 갈래로 나뉘었다.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을 만난 것과 흡사했다. 이번에는 이른바 친문(親文)들이 김 기자의 태도를 꾸짖었다.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만날 수 있다고 거들었던과 반대다. 반면 보수색이 짙은 사람들은 김 기자의 질문이 시원했다고 반겼다.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소속과 성명도 밝히지 않고 오만방자한 태도도 문제고. 이미 기조연설을 통해 대통령의 답변이 있지 않았나요? 질의응답 시간동안 경청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준비해온 질문이 앞에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면 질의 주제를 바꾸던가 다른 기자에게 기회를 양보하던가. 예전 정부처럼 기자 통제를 하지 않는 자유를 보장해줬더니, 국민의 궁금점을 언론사에서 대변하여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 무례함의 극치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점잖은 분이 이 같은 댓글로 김 기자의 태도를 나무랐다.

여기에 반박하는 글도 올라왔다.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 “소속과 성명을 안 밝힌 건 긴장해서 일수도 있고, 감출 수도 없는 자리 아닌가요? 소통과 자연스럼을 강조한다면서 왜 그리 근엄한 태도로 훈계하는 것인지. 오만방자하다는 것도 느낌적인 느낌 같네요. 예전 정부라 하심은 노무현 대통령을 말하시는가요? 이정부에서 저 기자가 계속 청와대에 출입할 수 있는지 심히 의문이 드네요. 저는 님의 글이나 태도가 지지자의 완장질로 느껴지네요. 느낌적인 느낌의 극치라 해두죠.”

온라인 상에서 이런 공방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좋다. 민주주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신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나만 옳다고 하면 안 된다. 우리 사회가 성숙한 나라로 가려면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 김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5대5 정도로 의견이 분분했다.

“마침 저도 봤지만 열린대통령를 추구하는 청와대나 방송에서 비판했다면 오히려 그 사람들이 잘못된 듯 합니다. 격식을 차려야 할 때는 안 차리고 엉뚱한 것에 대해 격식이 생각나는군요?” “청와대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나요? 실검에 오르고 비판이 나오는 건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제기하는 겁니다.” 이런 공방이라면 얼마든지 좋다. 그렇다.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것을 만끽하고 있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