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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베네치아, 갯벌 구시가지 출입 땐 '과세'…환경 보호에 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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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베네치아, 갯벌 구시가지 출입 땐 '과세'…환경 보호에 충당

새로운 세금은 관광지 출입 시 1일 2.5~10유로 부과

베네치아는 석호 위에 흩어져 있는 118개의 섬들이 이어져 만들어진 도시로, 운하와 역사적인 건축물이 들어선 옛 거리가 인기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베네치아는 석호 위에 흩어져 있는 118개의 섬들이 이어져 만들어진 도시로, 운하와 역사적인 건축물이 들어선 옛 거리가 인기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개펄' 위에 펼쳐진 구시가지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세금이 부과되는 특별 과세제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베네치아시는 새로운 세금 수입을 거리의 미화 및 환경 보호에 충당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베네치아는 숙박자에 한해 1박 기준 0.5~5유로(약 642원~6420원)를 과세하고 있다. 그러나 연간 3000만명의 관광객 중 숙박객은 불과 20%에 그쳐, 세금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새롭게 시행될 세금은 관광지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1일 2.5~10유로(약 3210원~ 1만2841원)가 과세된다.
지난해 연말(현지 시간 12월 30일) 성립된 이번 과세 계획은 시행일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올해 예산안에는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탈리아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베네치아시는 2019년 2월 중 구체적인 징수 방법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치아는 석호(潟湖·라군) 위에 흩어져 있는 118개의 섬들이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져 만들어진 도시로, 운하와 역사적인 건축물이 들어선 옛 거리가 인기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구시가지와 주변의 개펄은 1987년에 세계 문화 유산에 등록됐다.

하지만 밀려드는 관광객을 태운 대형 유람선이 연이어 해안에 접안하면서, 개펄은 침식되고 지반이 침하하는 등 피해가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베네치아시 발표에 따르면, 2017년 구시가지를 방문한 관광객은 약 780만명에 달하며, 쓰레기와 하수 처리 등이 초과되어 시민 생활에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베네치아를 '위기 유산'으로 지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브루그나로 베네치아 시장은 "관광객들의 오버투어리즘(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관광객이 관광지에 몰려들면서 관광객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으로 건축물이 손상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며, "환경미화 및 안전유지에 상당한 비용이 소모되는데, 이를 베네치아 시민들이 전부 떠맡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새로운 과세 수익은 거리의 미화 및 환경 보호에 충당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