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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수퍼사이클’ 끝나나… 활로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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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수퍼사이클’ 끝나나… 활로 찾아 ‘삼만리’

정유업계 '다운사이클' 우려… 업황 악화에 활로 고심
증권업계 "실적악화 피하긴 어려워… 국제변수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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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B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년을 이어오던 정유업계 ‘수퍼사이클(초호황)’이 막을 내렸다는 암울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일 기준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53.5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 대비 46.1% 하락했다.

미국산 원유 기준인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예외는 아니다. WTI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때 배럴당 45.5달러까지 떨어졌다. WTI는 고점대비 40% 가량 하락했다.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 평균 배럴당 2달러대를 기록했다. 통상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처럼 암울한 지표가 정유업계 ‘수퍼사이클’이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얘기한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불황이 온 것은 아니다”면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업계는 비(非)정유사업 영역을 늘려 위기에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오는 2020년 시작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IMO 2020’에 대비해 늘린 저유황유 생산시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업계는 기대하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1조원이 투입된 탈황시설(VRDS) 증설로 이에 대한 대비를 마쳤다. GS칼텍스는 플라스틱 원료 올레핀(Olefin) 생산시설을 늘리고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을 늘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이미 가동에 들어간 울산 잔사유고도화시설(RUC)과 올레핀다운스트림시설(DOC) 매출을 바탕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다만 지난 4분기와 올해에 걸쳐 정유업계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이란제재 등 대외변수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분석한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정유업계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8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3분기에 비해 88.2% 감소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4000억원이 넘는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및 중국 경기 둔화 심화 등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수요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저가 나프타가 올해 초부터 본격 투입되기 시작해 1분기 석유화학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향후 회복 여부는 3월 미중 무역분쟁 합의 여부, 5월 이란 제재 유예 지속 여부 등에 따라 좌우될 듯”이라고 분석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