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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신재민도 죽었어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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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신재민도 죽었어야 했나

유서 써놓고 잠적했다가 모텔방에서 생존 상태로 발견돼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나는 오풍연 칼럼을 쓰고 있다. 페이스북에도 핫 이슈에 대해서는 실시간으로 글을 올린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폭로 사건도 그랬다. 여기서 큰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왜 죽지 않았느냐는 반응까지 나온다. 우리 사회가 무섭다. 네편, 내편 갈리어 싸운다. 보는 시각이 너무 다르다. 요 며칠 내가 올린 글과 댓글을 소개한다.

1월 3일: 자살까지 기도했던 신재민씨를 비방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그가 잘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모든 게 서툴렀다. 우리 사회의 슬픈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청와대도, 기재부도, 국민도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는 무엇보다 무능한 정부를 탓하고 싶다. 대응하는 게 영 어설프다. 6급 수사관한테 휘둘리는 정부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1월 3일: 신재민씨가 유서를 써놓고 잠적했다는 소식이다.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생각난다. 절대로 죽으면 안 된다. 부당한 게 있다면 살아서 싸워야 한다. 앞으로 창창한 나이다. 신재민을 살려야 한다.

1월 2일: 기재부가 오늘 신재민 전 사무관을 고발한단다. 퇴직했기 때문에 징계를 할 수도 없다. 신씨도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기재부도 그대로는 있을 수 없었다고 본다. 그런데 신씨를 응원하는 사람도 많다. 쉽지 않은 사건이 될 것 같다.

1월 1일: 신재민의 폭로. 내부 고발이냐, 조직 배반이냐. 사실 경계가 모호하다. 옹호하는 쪽에선 용기 있다고 할 게다. 그러나 반대 편은 배신자라고 할 터. 차치하고. 6급 수사관에 이어 5급 사무관까지 문재인 정부와 다투고 있다. 하위직의 반란이라고 할까. 4급 서기관 이상의 공직자도 끼어들지 모르겠다. 한 번 둑이 터지면 막기 어렵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

이 같은 내 글에 대한 페친들의 반응을 보자. 섬찍한 표현도 있다. “먹고 살라고 나라도 팔 기세던데 그렇게 강한 삶의 의지를 보인 인간이 자살 소동만 한 거겠죠. 자살할 인간이면 경찰이 찾기 전에 죽엄으로 발견됬겠죠.. 그가 그런한 일에 분노하여 사직하고 현 정부를 공격한다면 그가 의로운 사람이라 평할 수 있지만 가상화폐 투자하다 폭망해 사직하고.. 이것도 현정부의 무능이라는 말씀은? 그냥 이 정부가 싫다라는..(그대로 옮김)” 한 페친이 내 글에 단 댓글이다.

또 다른 페친의 댓글은 이렇다. “신재민이 고려대를 나와서 이렇게 말하는지는 몰라도 국채발행문제를 청와대에서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 외압이면 비서실은 왜 있는거죠? 국가의 경제정책을 기재부 마음대로 해야 옳은가요? 자살을 암시하며 잠적하는 것은 국민을 협박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든지 글도 쓰고, 댓글도 달 수 있다. 그러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신재민씨를 비판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금도라는 게 있다. 이 칼럼을 쓰는 나도 착잡하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