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 남쪽 언론만 짝사랑한 격이다. 출처는 여권 고위관계자. 그럼 독자들은 믿는 경향이 있다. 오보를 내고도 가만히 있는 게 이들 언론의 특징이다. 아니면 말고다.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팩트다. 칼럼도 마찬가지. 기사의 생명은 팩트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완전히 물 건너 갔다. 언제 온다는 얘기도 없다. 마냥 기다려야 할 판이다.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다름 아닌 문 대통령이 처음 불을 지폈다. 문 대통령이 G20 회의를 마치고 뉴질랜드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 뒤 우리 언론들은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모두 오보였던 셈이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합의한대로 올해 서울 방문 실현 고대했지만 이뤄지지 못해 못내 아쉬워했다"며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2019년에도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친서가 누구를 통해 전달됐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친서의 구체적인 전달 경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 말하기 어렵고, 남북 사이에 여러 소통 창구가 있다"면서 "통로를 통해서 전달했다"고만 설명했다. 다만 "친서를 받았으니 조만간 문 대통령의 답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매달렸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언론이 오보를 냈지만, 그냥 쓰지는 않는다. 그래도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듣고 기사화한다. 고위 관계자들이 정확한 소스 없이 언론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아직 제2차 북미정상회담도 열리지 않았다. 북미, 남북 관계 역시 불투명하다고 하겠다. 서두를 필요도 없다. 국민은 가만히 있는데 정부가 조급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