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으로 출장을 떠났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29일 귀국했다. 혼자만 먼저 들어온 것. 김 전 원내대표는 당초 동행한 한국당 운영위원들과 이날 오후 다낭 코트라 무역관을 방문해 개소 현황을 보고받을 예정이었다. 그의 해명을 들어보자. “본회의 일정이 거듭 미뤄졌는데 베트남 측과의 사전 약속을 취소하는 건 외교적 결례라 부득이하게 일부만 출발했다”고 말했다. 김성태답다고 할까.
논란이 일자 한국당 의원들은 현지 정부 관계자 면담과 한인 업체 간담회와 시찰 영상 등을 공개하며 비판 여론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다낭에서 30km 정도 떨어진 베트남 호이안의 랑방 해변을 찾아 최근 현지에 여행 왔다 익사해 숨진 한국 고교생을 조문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진정성도 읽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민낯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일본으로 2박 3일 출장을 떠난 민주당 운영위원들도 예정됐던 온천 체험과 관광 일정을 취소했다. 여론을 의식해서다. 일본 워크숍에 홍영표 원내대표와 서영교 수석부대표는 빠졌지만,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하는 운영위원회를 앞두고 출장 시점과 일정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도 모자랄 판에 놀러갔으니 말이다.
의원 사이에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 임기, 예결위가 끝나면 원내대표단과 위원장 간사단은 관행으로 최고의 해외 여행을 떠난다"면서 "원내대표단, 예결위원장과 간사단, 각 상임위의 불필요한 외유를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과거의 관행이었다지만 특활비도 폐지하고 필요 경비는 당당하게 예산을 편성해서 투명하게 사용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욕 덜 먹는 국회의원이 되자고 의원님들께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도 물의를 일으킨 의원을 기억했다가 투표하지 않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이제는 국민들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김성태부터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본때를 보여주자.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