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의 주가는 올해 들어 22% 하락했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미국 경제가 리세션(경기 침체)에 빠져들어 20년에 걸친 원유 공급 과잉이 시작된 1981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엑슨은 역사적인 구조 조정을 추진해 남미의 석유와 모잠비크, 파푸아뉴기니의 천연가스 관련 부문에 2000억 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에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애덤스 익스프레스(Adams Express)에서 엑슨 주식을 포함해 26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관리하는 마크 스토클(Mark Stoeckle)은 "라이벌이 성장을 억제하고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그 속에서 "엑슨은 '표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엑슨이 새로운 원유 공급원의 하나로 개발을 목표로 하는 가이아나 앞바다에서, 최근 탐사선이 이웃나라인 베네수엘라 해군의 방해를 받아 작업을 중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엑슨은 지난 23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문제의 스타브로엑 광구에 대한 시추작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에 대해 가이아나 외무부는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침략행위"라며 베네수엘라 해군함정의 단속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영토분쟁이 지속되는 지역에서 엑슨의 석유 시추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상황이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다른 분쟁과 위기를 낳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양국의 영토분쟁에 관여할 수 없는 엑슨으로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2018년을 넘어 2019년에도 별로 반갑지 않은 상황이 엑슨을 기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