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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는 늘어나는데 조종사는?'…항공업계, 조종사 인력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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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는 늘어나는데 조종사는?'…항공업계, 조종사 인력난 예고

내년 신생 항공사 출범 앞두고 인력난 가중될 듯
매년 되풀이되는 조종사 인력난 대책 필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 모습. 사진=뉴시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 모습.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항공사가 기장급 조종사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9년에 각 항공사들이 새 항공기 도입을 앞두고 있어 이에 필요한 조종사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내년 항공시장에 저비용항공사(LCC)가 새로 출범할 예정이어서 조종사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생 LCC업체 출범 여부가 내년 3월 전후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항공사마다 필요한 항공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 조종사 수를 따져본 결과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대한항공이 약 2400여 명, 아시아나항공이 1560여 명의 조종사를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보다 약 200명, 아시아나항공은 59명 더 늘었다.

LCC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조종사 채용 규모가 늘었다. LCC 1위업체 제주항공은 지난해 80명 충원한데 이어 올해 140명 정도 채용했다. 퇴사자와 충원자 등을 합하면 약 100여 명 수준이 충원된 셈이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1대당 기장, 부기장이 1세트로 총 6세트 있어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새 항공기 1대가 들어올 때마다 기장 6명, 부기장 6명 총 12명이 필요해 그 기준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오는 2020년 초에 들어올 새 비행기에 대비해 내년 초 조종사 를 새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285명이던 조종사가 올해 355명으로 약 70명 늘었으며 오는 27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에어부산도 지난해 조종사 수가 250명 정도에서 올해는 280명으로 약 12%정도 증가했다. 진에어와 이스타항공도 전년 대비 올해 각각 40여명, 30여명 충원했다.
이렇듯 각 항공사가 채용한 조종사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늘어나는 기재수에 따른 조종인력 수급은 턱없이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항공종사자 인력수급 전망 기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7년까지 조종사 필요인력은 기장은 매년 300명, 부기장은 400명 등 해마다 700여 명에 달한다.

FSC의 경우 기장은 연평균 약 129~136명이 필요하고, 부기장은 약 181~186명이 필요인력으로 꼽힌다. LCC는 기장이 연평균 약 133~175명 필요하고, 부기장은 연평균 약 171~212명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 '타사 인력 빼가기'도 옛말...외국인 조종사 적극 영입

해마다 반복되는 항공 조종인력 부족난에 항공사들은 기존 항공사에서 '인력 빼가기' 등 스카우트로 대체해 왔지만 이제는 이 마저도 쉽지 않아. 이에 따라 최근에는 외국인 조종사까지 적극 영입하는 등 인력 수급에 대처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조종사 인력난은 매년 되풀이 되는 문제"라면서 "내년 충원 계획은 아직 정확하지 않지만 대부분 항공기 신기재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늘어난 항공기재에 맞춰 지속적으로 채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내 항공시장에 진입하려는 신생 항공사들로 인해 조종사 인력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신규 국제운송사업자 면허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곳은 총 4곳이다.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등이 면허 발급에 도전장을 냈다. 이 가운데 적어도 1~2군데 이상 업체에 면허가 발급되면 현재보다 더 많은 조종사 인력이 필요하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생 항공사로 인력이 대거 이동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정부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국내 조종사 스카우트를 사실상 제한해 신생 항공사는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인 조종사를 영입하는 방안이 그나마 유력한 해법이다.

또한 신생 항공사가 출범한다 하더라도 정식 운항까지 1년여 시간이 넘게 걸리고 초반 불안정한 사업 운영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안정된 시기에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신생 항공사는 사업 면허를 받아도 운항증명(AOC)하고 나면 당장 취항은 힘들다"면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생사로 인력이 크게 이동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