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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맨홀뚜껑' 5G 중계 안테나로 재탄생?…英 보다폰, 독창적 아이디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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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맨홀뚜껑' 5G 중계 안테나로 재탄생?…英 보다폰, 독창적 아이디어 제안

간편한 설치·싼 비용에 도시 경관도 헤치지 않아

영국 보다폰이 5G 보급에 필수가 되는 중계 안테나를 '맨홀뚜껑'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자료=보다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보다폰이 5G 보급에 필수가 되는 중계 안테나를 '맨홀뚜껑'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자료=보다폰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4세대 이동통신(4G)보다 100배나 빠르고, 최대속도가 20Gbps에 달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5G'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재한 가운데, 최근 5G 보급에 필수가 되는 중계 안테나를 '맨홀뚜껑'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5G는 높은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무선통신 기술로 30GHz 이상의 밀리미터파 스펙트럼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전파의 직진성이 극초단파보다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전파가 기지국이나 건물의 그림자까지 도착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MIMO(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다중입출력) 안테나를 갖춘 '소형 셀(Small Cell)'을 사용하는 전략이 출현했다. 소형 셀은 일반적으로 안테나 기지국의 사각지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되는 출력 및 커버리지가 낮은 기지국으로 설치와 운영이 간편한 장점이 있어 기존 4G 통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5G용 소형 셀이 기존 4G의 커버리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일각에서는 2024년까지 걸린다는 예측도 있다. 또한 실제로 이미 많은 소형 셀 기지국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소형 셀을 설치할 장소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그로 인해 온 도시가 안테나 투성이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런 가운데, 영국에 본사를 둔 대형 이동통신 업체 '보다폰(Vodafone)'의 엔지니어가 '맨홀뚜껑'을 뚜껑 겸 이동통신 시스템의 안테나로 활용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기존 소형 셀 기지국보다 설치가 간편하고 비용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한편, 증식하는 기지국이 도시 경관과 교통을 문란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해결책도 될 수 있다.

실제 맨홀뚜껑에 기지국을 설치한다는 아이디어는 지금도 일부 4G 네트워크용 소형 셀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주력 이라기 보다는 다른 기지국을 설치하기 어려운 곳에 설치되는 보조 역할만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다폰의 엔지니어는 이를 5G 네트워크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보급화 시키는 연구에 착수했다.

보다폰의 수석 네트워크 디플로이먼트(전개·배치) 매니저 제임스 그레이링(James Grayling)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맨홀 안테나의 주파수 대역은 1695~2690MHz 정도로, 4G에서 사용될 경우 최대 195Mbps의 다운로드 속도가 나온다"며 5G에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맨홀은 밀집되어 있는 도시 환경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맨홀에 안테나를 설치하는 것으로 이것이 휴대전화의 신호에 간섭하는 일은 없지만 맨홀에 기인한 전력 손실을 일으킬 가능성은 있다며, 지금은 "모바일 네트워크의 요구를 채우는데 최적인 고정 네트워크 자산을 특정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향후 단점을 보완할 경우 맨홀뚜껑은 최적의 네트워크 자산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보다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보다폰의 '맨홀 안테나'가 어느 정도 규모로 설치될지는 불분명하다"고 하면서도, 맨홀뚜껑을 이용한 기지국은 통신의 접속성이 뛰어나 "5G 네트워크의 일부로서 활용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