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잡지 '데어 슈피겔'은 엘스비어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0년간 AI연구 논문을 중국만큼 많이 발표한 국가는 없다"며 "중국은 인공지능(AI) 연구의 세계적인 리더"라고 설명했다. 또한 독일의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산업협명 이래 서방 세계는 세계 주요 기술의 주도적 입장을 처음 잃었다"고 전했다.
최근 AI연구는 과학 연구의 가장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과학 분야 전체의 논문 발표 증가폭은 0.8%에 불과한 반면, AI와 관련된 연구 논문은 12%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현재는 그 중심에 중국과 미국이 포진한 상태로 3위 이후 나머지 국가들은 이들 양국의 기술력에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특히 유럽지역은 최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그 영향은 AI를 넘어 전체 과학 및 의학 기술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AI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엘스비어의 보고서에서는, 중국의 연구자들이 민간 부문이 아닌 대학에서의 근무를 선호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사실 미국에서는 연구소 인력이 대학에서 민간 부문으로 대거 흘러들어가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유럽에서는 인재 유실 현상과 더불어, 대부분 연구자들이 유럽 이외의 기업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그 중 상당수가 중국행을 선택하고 있다.
중국을 선택하는 과학자들은 "중국은 대학과 연구소의 AI연구에 대한 투자에 힘을 쏟고 있으며, 외국인 과학자의 참여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며, "최첨단 설비가 갖추어진 실험실에서 작업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구미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주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은 디지털 기술의 여행이었다"며 "중국이 어떻게 디지털 국가로 발전했는지를 보았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독일 IT 전문지 하이제(Heise)는 "중국이 신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중국이 AI 초강대국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