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코칭칼럼] 천년기업가의 경영자문그룹

공유
3

[코칭칼럼] 천년기업가의 경영자문그룹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만약 유비에게 제갈량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만약 또 다른 제갈량이 그의 뒤를 이었다면 삼국지는 어떻게 변했을까? 역사에 가설이란 있을 수 없지만 이런 상상은 충분히 해 볼 수 있다. 유비에게는 관우나 장비 같은 충성스런 부하도 있었지만, 제갈량을 얻은 후에야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를 세웠다.

천년기업도 마찬가지다. 혼자의 힘만으로 천년기업을 만들기는 어렵다. 천년기업이 되려면 구성원의 마음은 물론 시대 변화를 잘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천년기업가는 미래학자처럼 미래를 연구하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인구의 변화, 기술의 변화, 자원의 변화, 관리의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설령 이런 미래예측 능력으로 자신이 직접 기업을 일구었더라도 지속 가능 경영이 필요하다.
기업이 어느 정도 성공하면 자만에 빠진다. 초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방황하며 때로는 의심도 한다. 이런 현상은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년기업가라면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이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중심축이 있는 경우에도 막강한 힘을 가진 CEO는 언제든지 이를 허물 수도 있기 때문에 방지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 방지 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500년을 유지한 조선도 삼사인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을 두어 임금에게 직접 상소하는 제도를 두었지만 폭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된 경우도 있다. 후계자 선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좋은 예다.

천년기업가는 내‧외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 유비가 제갈량과 방통, 서서를 얻었듯이, 조조가 순욱과 곽가, 사마의를 얻었듯이, 손권이 여몽과 주유, 육손을 얻었듯이 내부에 훌륭한 참모를 두는 것도 좋지만 제3자 입장에서 경영을 바라보는 경영자문 그룹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 경영자문 그룹에서는 자신의 부족 부분을 보완해 줄 수 있으면 더욱 좋다.

그런 점에서 독서는 좋은 경영자문 역할을 해 준다. 리더(leader)는 책을 많이 읽은 리더(reader)라는 말도 있듯이 독서는 책의 저자를 경영자문으로 영입했다는 의미다. 책을 통해 세계 최고의 경영전문가를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을 통해 경영전반에 대한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요즘은 종이로 된 책 외에 읽어주는 e-book도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둘째, 좋은 강의를 열심히 듣는 것이다. 훌륭한 강의를 직접 들어도 좋지만, 시간에 쫓기는 경우라면 유튜브나 동영상 강의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듣는 것도 좋다. 요즘은 너무 많은 동영상 강의가 있어서 취사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세 번째로 자신의 이야기를 그냥 잘 들어줄 수 있는 친구를 경영 자문으로 두는 것도 좋다. 동종업계에 있는 사람과 의견 교환도 필요하지만, 오히려 다른 업종에 있는 사람이 경쟁의식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런 친구는 정신적인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링컨은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마다 땅콩을 재배하는 친구를 불러 밤새도록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 자신의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고 한다. 그는 친구인 땅콩 농부와 새벽에 헤어지면서 "오늘 정말 유익한 대화를 나눠서 고맙다"고 했지만 정작 그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들어주기만 했다는 일화는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아주 좋은 예다.

네 번째 경영자문그룹에 경영자전문 코치를 두는 것이다. 잭 웰치는 램 차란이란 비즈니스 코치를 두었으며,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자신이 가장 잘한 일은 코치를 고용한 일이라고 했다. 국제코치연맹(ICF) 에드모델 회장은 포춘 500대 기업 중 50% 이상이 코치를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듯이 코치를 경영자문그룹에 두는 것도 좋다. 경영자문 코치는 질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공 분야와는 상관없다.

다섯째 천년기업과 과정을 수료한 사람을 경영자문으로 두는 것도 좋다. 이들은 천년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연구를 했기 때문에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로 천년기업 리더십을 스스로 실천하려는 사람들이다. 천년기업 리더십이란 BACH와 무한한 지속가능 경영을 합친 리더십이다. BHAG는 Big Hairy Audacious Goal의 약자로 제임스 콜린스와 제리 포래스가 주장했다. 천년기업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도 서로 경영자문을 해 주면서 성장할 것이다.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천년기업이 되긴 어렵다. 천년기업가는 좋은 문화가 유지하기 위해 경영자문그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이는 천년기업가에게 뿐만 아니라 훌륭한 리더가 되려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상사와 소통은 성공의 열쇠'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