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나와도 인연이 있다. 2009년 9~10월쯤 우 의원(당시 법사위 야당 간사)실에서 연락이 왔다.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줄 수 있느냐고 했다. 나는 이 전 장관을 잘 알기에 오케이 했다. 그래서 인사청문회에 나갈 수 있었다. 우 대사는 국회의원 시절 신사로 통했다. 친화력도 뛰어나 여야 의원들 사이에 인기도 있었다. 나와 특별히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자 청와대가 발끈하고 나섰다. 김의겸 대변인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휴일임에도 출입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반박했다. 사실과 다르다면서 김 수사관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흥분했다. 김 수사관의 실명을 공개한 것도 청와대다. 자신있다는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김 수사관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아주 틀린 정보를 언론에 제보할 리 없다.
윤 수석은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 곧 불순물은 가라앉을 것이고 진실은 명료해질 것”이라며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의 법적 책임은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처음에 정당 대변인이 말한 것인가 하고 내 눈을 의심했다. 청와대발 메시지는 아무리 흥분해도 이 정도는 아니다. 대단히 분노했다는 얘기다.
아직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김 수사관도 허위사실을 제보했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만약 사실이라면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 역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김 수사관은 6급 주무관. 하위 직급과 청와대의 싸움으로 비쳐지는 게 볼썽사납다.
나는 일찍이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비서실장의 교체를 주장한 바 있다. 그 같은 주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둘이 대통령을 잘못 보필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 내부에서 곪았다고 할 수 있다. 청와대가 바람 잘 날 없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