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어느 안이 딱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정부도 4개 안을 제시했을 터. 앞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 정부의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4개 안은 너무 많은 것 같다. 2개 정도 제시한 뒤 의견을 좁혀가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의견을 듣는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내 경우만 본다. 1960년생인 나는 만 60세가 되는 2020년 4월까지 국민연금을 붓는다. 그리고 2년 뒤인 2022년 5월부터 국민연금을 탄다. 지금 시세로 180만원 가량 될 것 같다. 적지는 않지만 2인 가족이 살기에 부족하다. 더 벌어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농담삼아 100만원은 더 벌어야 한다고 말한다.
때문인지 돈을 더 내고, 더 받는 3안과 4안에 눈길이 간다. 소득대체율을 45%로 높이는 안의 경우 보험료율이 2031년 12%까지 단계적으로 오르게 된다. 월소득 250만원의 직장가입자라면 2년 뒤부터 보험료로 한 달 1만5000원씩, 2031년에는 4만원씩 더 내야 한다. 반면 급여로 받는 금액은 91만9000원으로 현재보다 5만2000원가량 더 늘어난다.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는 안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보험료율은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높아져 2036년 13%로 올라간다. 가입자들은 2년 뒤부터 연금 보험료로 월 1만5000원씩 더 내고, 2031년 이후엔 월 5만원씩 더 내야 한다. 반면 급여는 97만1000원으로 이는 현재보다 10만4000원 늘어난 금액이다.
국민연금 개편안은 어떤 안을 선택하더라도 100% 만족할 수는 없다. 노후 생활과 연관이 있으므로 모두에게 해당된다. 따라서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친 뒤 결정하는 게 좋다고 본다. 지금 더 내는 것에 불만을 가지면 소득대체율을 높일 수 없다. 그런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연금 문제는 항상 뜨거운 감자다. 재정이 바닥날 수도 있다. 이번에도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는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재정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연금은 모든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대전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