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영상뉴스] 해운업계, 환경규제 대응 '스크러버 설치'…독인가 득인가

공유
0

[영상뉴스] 해운업계, 환경규제 대응 '스크러버 설치'…독인가 득인가

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싱가포르에서 개방형 스크러버 사용이 금지되면서 탈황장치가 스크러버 설치에 제동이 걸렸다. 싱가포르는 국제적인 환적항으로 대형선사들의 입항이 잦아 싱가포르의 이번 스크러버 제약은 글로벌 해운업계 전반에 퍼질 가능성이 크다.
싱가포르항만공사(MPA)는 오는 2020년 1월부터 황 함유량 0.5% 이하 저유황유 대신 '개방형 방식' 스크러버 사용을 금지한다. 개방형 방식 스크러버가 해수 오염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개방형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의 입항을 금지한 것이다.

현재 싱가포르 이외에 미국, 독일, 중국 등에서도 개방형 스크러버 장착 선박의 입항을 막고 있다.

스크러버는 선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정화하는 장치를 말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량을 더 엄격히 제한하기로 해 LNG추진선, 저유황유 사용과 함께 대응책으로 꼽히고 있다.

스크러버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물로 배기가스를 씻어낸 뒤 폐수를 배 밖으로 버리는 개방형(오픈루프)과 배 안 순환수를 사용해 배기가스를 씻어낸 뒤 폐수를 배 안에 보관하고 있다가 육상에 버리는 폐쇄형(클로즈드루프), 그리고 개방형과 폐쇄형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등이다.

이 가운데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주로 쓰는 게 개방형 스크러버다. 작동이 쉽고 가벼운 데다 크기도 작아 설치에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저유황유 사용이 부담돼 스크러버로 눈을 돌린 이유도 있다.

그런데 최근 스크러버 금지 해역이 늘어 해운업계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개방형 스크러버를 사용하면 바닷물로 배기가스를 씻어낸 뒤 다시 배 밖으로 내보내게 되는데 이 부산물이 해수를 오염한다는 게 금지 이유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장착한 장치가 해수오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셈이다.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은 이미 개방형 스크러버 장착과 저유황유 사용을 겸하고 있어 안심하는 눈치다. 개방형 스크러버를 설치와 저유황유 탱크를 함께 장착해 금지 해역에서 운항할 때 저유황유를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 스크러버 금지 해역에서는 저유황유를 쓰고 있다.

아울러 신조선에도 스크러버 설치는 계속할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모두 스크러버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을 제외한 국내 선사들은 새 환경규제 대응책을 세우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SM상선, 팬오션 등은 스크러버 금지 조항이 확정되지 않은 이상 2020년 새 환경규제가 시행될 때 까지 유동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취재=길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