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근메이커, 유통 현금할인 정책 "10년만에 폐지"

공유
3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근메이커, 유통 현금할인 정책 "10년만에 폐지"

- 철근 유통 보호 현금할인 정책 건설사 저가 구매로 악용

국내 7대 철근 생산메이커(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환영철강 YK스틸 한국제강 등/생산능력 순)
국내 7대 철근 생산메이커(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 환영철강 YK스틸 한국제강 등/생산능력 순)
[글로벌이코노믹 윤용선 기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철근 유통업계에 적용했던 현금할인 정책을 12월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현금할인 정책은 유통업체가 메이커로부터 구매한 철근을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결재할 경우 구매대금을 추가로 할인 받는 제도다.
올 4분기 철근메이커의 건설사향 철근 판매가격은 톤당 74만원(이하 SD400 10mm 기준)으로 결정된바 있다. 따라서 철근 유통업체는 기본할인(1만원)과 현금할인(5000원~1만원/메이커에 따라 다름)을 적용 받아 철근을 톤당 72만원에 매입할 수 있었다.

철근메이커의 현금할인 폐지로 유통업체는 기본할인 1만원만 적용 받게 됐다.

철근메이커의 유통 현금할인 정책은 2008년 리먼사태를 겪으면서 생겨났다. 당시 금리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영세한 유통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메이커는 유통을 보호하기 위해 현금결재에 대해 추가 할인을 적용해 줬다. 유통의 마진을 추가로 확보해 준 것이다.

철근메이커가 10년만에 현금할인 정책을 폐지한 것은 유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철근 유통업체들은 본인들이 확보한 마진을 시장단가로 풀기 시작했다. 영업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마진을 포기한 것이다. 이는 유통시세 하락으로 이어져 왔다. 손실을 본 유통업체는 메이커에 추가 할인을 요구했으며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메이커의 손실로까지 이어져 왔다.

철근메이커 입장에선 더 이상 유통 현금할인 정책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한편, 철근유통업체들이 본인들의 마진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수요처인 건설사의 구매정책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설사는 월 마감가격을 항상 최저가격으로 제시한다. 최저가격을 제시한 업체의 가격에 모든 공급사들의 가격을 맞추게 한다. 그러나 최저가격은 유통이 모든 마진을 포기하고 제시한 가격이다. 최저가격 마감을 거부한 유통업체는 더 이상 그 건설사와 거래 할 수 없다. 철근을 팔기 위해서 마진을 모두 풀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철근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철근메이커가 유통을 보호하기 위해 실행했던 정책이 건설사의 저가 구매로 이어져온 셈이다. 이에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12월부터 현금할인 정책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동종제강사인 한국철강(환영철강) 대한제강 YK스틸 한국제강 등도 현금할인 정책을 폐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용선 기자 y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