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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수익원 찾아라"…증권사,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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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수익원 찾아라"…증권사,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 '군침'

미래에셋대우, 한국금융지주, 대신증권 등 인가신청
중위험중수익 부동산투자 확대, 인가리스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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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증권사가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예비인가 신청에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도 대거 가세했다. 특히 수익원 다각화 차원에서 부동산 IB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금융지주, 대신증권 등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 노크, 당국 최대 3곳 인가방침


증권사가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당국이 지난달 26~27일 접수한 결과 증권사들이 대거 신청했다.

부동산신탁회사는 지난 2009년 이후 신규진입 없이 거의 독과점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산업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신탁업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금융위는 이번 심사를 통해 최대 3곳을 부동산신탁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신청서를 낸 곳은 △신영자산신탁(신영증권•유진투자증권 컨소시엄) △제이원부동산신탁(진원이앤씨) △한투부동산신탁(한국투자금융지주) △연합자산신탁(부국증권) △큐로자산신탁(큐캐피탈파트너스) △에이엠자산신탁(키움증권•현대차증권•마스턴투자운용•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 △대신자산신탁(대신증권) △부산부동산신탁(스톤브릿지금융산업 사모펀드) △NH농협부동산신탁(NH농협금융지주, 농협네트웍스) △바른자산신탁(SK증권, 바른자산운용 등) △대한자산신탁 △더조은자산신탁 등 12개사다

이 가운데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신탁업 라이선스를 획득할 유력후보로 한국금융지주가 거론된다.

실제 한국금융지주의 핵심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벨기에 외교부 청사 빌딩에 4900억원, 스페인 네슬레 빌딩에 1200억원을 투자하며 부동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대신증권도 다크호스다. 모그룹인 대신금융그룹의 경우 증권, 대신에프앤아이 등으로 중심으로 부동산•금융그룹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해외부동산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투자대상을 글로벌 쪽으로 넓히고 있다.

실제 대신증권은 지난 9월 미국에 부동산 관리회사 2곳(Invest400MA LLC•DS378WEA LLC)을 새롭게 설립했다. 지난 6월에도 미국에 부동산관리 법인(Daishin America LLC)을 설립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신증권은 지난 9월 4일 이사회에서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 있는 빌딩 두 곳에 총 1227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자본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도 애초 신탁업 진출이 거론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상반기 판교 알파돔시티 오피스 빌딩(4000억원), 홍콩 더 센터 빌딩 인수금
융(3200억원), 호주 석탄터미널 채권 인수(2700억원), 런던 트웬티올드베일리 빌딩(2300억원) 등 굵직한 투자를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공정위 내부조사 등 심사통과 불확실성으로 심사신청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인 미래에셋대우는 사업성 검토를 통해 심사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미래에셋대우관계자는 "주택 인허가 감소 및 미분양주택 증가 등 부동산신탁업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고, 증권사 PF 라이선스로도 기대하는 부동산신탁사 개발사업이 가능하다"며" 관련 사업의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PF대출 활용으로 신탁사 기반이 미약한 수도권 차입형신탁 공략


증권사의 신탁업 모색은 금융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차원에서 비롯됐다. 무엇보다 증권사가 신탁업에 진출한다면 자본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신탁사의 기반이 미약한 수도권 차입형신탁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증권사의 부동산에 관한 기존 주요 업무는 PF 대출이다. 이 PF대출을 활용해 신탁업의 최대현황인 토지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신탁사의 주요 타깃은 지방부동산이다. 지방사업장은 사업비에서 토지비 부담이 낮다는 게 가장 크다. 현행 신탁법상 신탁사는 토지비 자금차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기존 대부분 신탁사의 경우 토지비 부담이 큰 사업장은 금융권 PF 대출을 통해 토지비를 확보하고 건설사의 분양불 도급계약 구조로 사업을 진행했다

신탁사와 달리 증권사는 토지비 PF대출이 가능하다. 기존 신탁사들이 군침만 삼키고 뛰어들지 못하는 사업장, 즉 사업규모가 큰 수도권 사업장으로 차입형신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증권사의 경우 기존 신탁사의 약점을 강점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보험 등 다른 업권에 비해 시너지가 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PF대출을 하는 대주로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며 “"증권사는 신탁업에 진출을 모색하는 잠재플레이어 가운데 기존 신탁사의 최대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증권사와 신탁사가 연계해 매각자문, 금융주선 등 컨설팅시장도 신수익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경자 연구원은 이어 “증권사는 토지비와 건축비를 PF 대출과 자회사 신탁사의 신탁대지급금 투입을 통해 분양사업에 필요한 모든 금융조달을 할 수 있다”며 “부동산 PF 업무로 부동산 개발에 낯설지 않다는 점, 각 비즈니스별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너지는 크다”고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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