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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수주 잔치, 뒤에선 구조조정 칼바람'…조선업계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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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수주 잔치, 뒤에선 구조조정 칼바람'…조선업계의 두 얼굴

- 삼성중공업, 인력 구조조정 진행…"고정비 절감 차원"
- 조선업황 개선 가능성 보이지만, 한창 때에 비하면 절반 수준

삼성중공업이 지난 19일부터 오는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중공업이 지난 19일부터 오는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조선업이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조선업이 장기불황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최근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고 정부도 조선업 활력 제고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뒤에서 인력감축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가 구조조정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중 삼성중공업이 지난 19일부터 오는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해양, 조선 등 전 부문 대상으로 시행하는 희망퇴직에는 기존 위로금 외에 특별위로금이 추가 지급된다. 특별 위로금 규모는 1959~1960년생 1000만원, 1961~1963년생 2000만원, 1964~1978년생 4000만원 등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희망퇴직 시행은 지난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전체 인력 1만4000여 명의 30∼40%(4200~5600여 명)가량을 올해 말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3700여 명을 줄였지만 자구안을 이행할때까지 인력감축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최소 500명 이상을 추가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수주가 지난 2016년 최악의 상황을 지나 지난해부터 다소 호전되고 있지만 호황기에 비하면 아직 절반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한 인력 효율화는 여전히 시급하고 불가피한 과제"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근속 10년이상 사무직과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8월에는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 중지와 함께 희망퇴직을 실시해 150여 명을 추가 감축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해양 부문 유휴인력 1200여명에 대해 평균임금의 4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을 시도하고 있지만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아 무산됐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5년 이후 3년 간 4000여 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했다.

하반기 구조조정이 예상됐던 대우조선만 흑자 실적에 힘입어 구조조정 시기를 보류했다. 정확히 말하면 당초 구조조정안 이행보다 감원 폭을 줄이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 중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달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안을 재검토하고 감원 폭을 줄이기 위해 채권단과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조선 3사 중 삼성중공업이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내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이 1272억원에 달해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 수주 목표액은 82억 달러지만 지난 11월 기준으로 수주액이 49억 달러(59.8%)에 그쳤다. 여기에 해양플랜트 수주도 전혀 없어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용 절감에 나설 방침이다.

반면 조선 빅2인 현대중공업은 수주 목표를 82.8%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은 목표 대비 수주 달성률이 72.2%를 기록해 삼성중공업 보다 다소 여유있는 모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지난 3분기 최대 적자폭을 기록하고 올해 수주 달성률도 60%에 못미쳐 인원감축을 시행한 것"이라며 "최근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한창 때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