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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진단] 카타르 OPEC 탈퇴, 국제유가 미국 주도시대 성큼 … 60년 석유 카르텔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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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진단] 카타르 OPEC 탈퇴, 국제유가 미국 주도시대 성큼 … 60년 석유 카르텔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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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진단] 카타르 OPEC 탈퇴, 국제유가 미국 주도시대 성큼 … 60년 석유 카르텔 흔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소장] 카타르가 석유수출국기구 즉 OPEC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한국시간 4일 기자회견을 갖고 OPEC 탈퇴 방침을 밝혔다.
탈퇴 이유는 카타르의 국제적 역할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의 원유 생산량은 올 10월 기준으로 하루 평균 61만 배럴 이었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5% 정도이다.

산유량이 적은 만큼 카타르의 탈퇴가 OPEC의 영향력에 당장 결정타를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OPEC의 상징성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모든 석유수출국들의 의사를 대변해온 석유카르텔로서의 위상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카타르는 원유이외에 액화천연가스(LNG)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이 바로 카타르이다. 액화천연가스(LNG)가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원유 수급물량을 조절해온 OPEC으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없다.

카타르의 OPEC 탈퇴에는 사우디와의 불편한 관계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테러 단체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에 대한 단교·봉쇄 조치를 주도했다. 카타르가 친 이란으로 돌아선 데에 대한 보복이다.

카타르 탈퇴가 아니더라도 국제유가와 관련한 OPEC의 영향력은 이미 많이 줄었다.

최근의 국제 원유시장은 OPEC 결정이 아닌 빅3 즉 미국·러시아·사우디의 절대적 영향력에 좌우되는 추세다.

특히 세계 1위 산유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기록적인 국제유가 하락을 주도하고있다.

카타르로서는 이런 마당에 굳이 OPEC에 남아 감산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카타르가 빠지면 OPEC 회원국은 14개국이 된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OPEC에 속하지 않은 주요 산유국은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여 최근 하락세인 유가를 높이기 위해 감산 여부를 논의한다. 이 회의가 카타르가 참석하는 마지막 OPEC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는 과거처럼 OPEC의 합의가 아니라 사우디, 미국, 러시아 등 '빅 3' 국가의 말 한마디에 좌우되고있다. 이런 구조속에 나머지 OPEC 회원국은사우디의 들러리가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국제유가와 관련한 관심은 온통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에 쏠렸다.

감산을 원하는 사우디와 증산하려고 하는 러시아가 어떤 합의를 이룰 지가 앞으로 국제유가의 최대변수이다.

카타르 로서는 OPEC의 영향력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마당에 불편한 사우디와 OPEC에서 보조를 맞추기 보다는 독자행동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OPEC을 탈퇴함으로써 OPEC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동참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카타르가 던진 '작은 돌'이 도미노 탈퇴로 이어진다면 60년간 견고했던 '석유 카르텔'은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0% (2.02달러) 오른 52.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 현재 배럴당 4.15%(2.47달러) 뛴 61.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대호 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