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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노조 "임산부 타 지역 발령조치 글 삭제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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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노조 "임산부 타 지역 발령조치 글 삭제해달라"

'노동조합' 의미 변질에 업계 공분…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 처사 비판

한국화이자 노동조합 글 갈무리 (자료=블라인드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화이자 노동조합 글 갈무리 (자료=블라인드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한아름 기자]
한국화이자 노동조합이 임산부 직원의 타 지역 발령 관련,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내렸다며 더 이상의 공론화를 거부했다.

28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화이자 내부 인사로 보이는 한 직장인은 화이자가 임신한 직원을 다른 지역에 주재 발령 조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갑작스러운 발령으로 임산부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주재하거나 매일 편도 두시간 이상의 거리를 운전해서 활동하게 됐다고 부당함을 폭로했다.

한국화이자 노동조합은 게시자에 "경위에 대해 청취했고, 사측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당사자가 이해할 수 있는 결론을 내렸다"며 "표현의 자유는 인정되는 것이 맞으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당사자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화이자 노조의 처사에 업계는 사회를 역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의 '노동조합' 의미가 변질됐다는 이유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블라인드에 이런 얘기 올리라고 제약 라운지가 있는 거 아닌가요. 임신한 사람은 좀 지켜줍시다. 이건 분명히 회사가 잘못한 겁니다. 노조나, 사측이나 당사자 피해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행동한 것처럼 보이네요. 당사자 동의? 이런 건 노조에서 나서서 당사자 면담보다는 사측과 적극적 개입이 필요한 사한 같은데. 노조나, 사측이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화이자 노조가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인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화이자 노조는 지난 2015년 특정사업부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프로그램이 가동되자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으나, 정작 임산부 등 소수의 직원을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회사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하면 조합이 함께 해결해줘야 한다. 화이자 노조의 처사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 내가 아니라고 언제까지 나는 아닐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아름 기자 arha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