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전문 분석 기관 '체인낼리시스(Chainalysis)'의 데이터에 따르며, 지난해 12월 4억2700만 달러(약 4836억원)에 달했던 주요 결제 처리 기관에 의한 비트코인의 취급액은 올해 9월에는 9600만 달러(약 1087억원)에 그쳐 약 80%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초부터 급락을 시작하면서 "통화 가치가 진정되면 결제 수단으로의 이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어이없이 배신당한 셈이다.
하지만 결국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으며, 오히려 가상화폐의 다양한 가치도 하나둘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UBS(런던)의 전략가 조니 테베스는 "새로운 통화가 되려면 먼저 안정성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며 "비트코인이 주류 통화가 되는 데 필요한 것은 확장성, 즉 일반 통화 수준의 가치와 양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확장성이란 초당 대량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초당 처리 능력이 주요 신용카드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따라서 이것으로는 결코 이용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 처리 능력이 늦다는 것은 결국 이용자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비트코인 이용자를 더욱 줄어들게 했다.
사실 비트코인 결제 이용에 관하여 정리된 데이터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개별 결제 처리 기관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비트코인의 감소세를 읽어낼 수 있다. 벤쿠버에 소재한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코인페이먼트(Coinpayments)'를 통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처리된 비트코인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결제' 부문에서 사용량이 급감함에 따라 비트코인의 '대체통화의 꿈'도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