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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패딩 없어서 못 판다”…출산율 하락에 고가 아동복 브랜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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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패딩 없어서 못 판다”…출산율 하락에 고가 아동복 브랜드 ‘인기’

프리미엄 브랜드 패딩 점퍼를 비롯한 고가의 아동용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프리미엄 브랜드 패딩 점퍼를 비롯한 고가의 아동용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딸을 데리러 어린이집에 가면 고가 브랜드의 패딩을 입은 아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3살 여자아이를 키우는 정 모씨는 값비싼 어린이용 패딩 점퍼가 유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7층에 자리한 아동복 매장에는 딸, 손주와 함께 쇼핑을 나온 나이 지긋한 고객 여럿이 아동복을 살펴보고 있었다. 20만원이 넘는 두툼한 아동용 베이지색 점퍼를 고른 한 여성은 “손주에게 주려고 하나 샀다”며 “마침 세일을 해 가격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고 했다.

20일 현대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수입 아동복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늘어났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달 아동 브랜드 매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 상승했다. 지난 2016년 10월 대비 지난해 10월 매출이 3.5% 신장한 것에 비하면 3.5배가 넘는 상승폭이다.

몇몇 고가 해외 브랜드의 아동복은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이탈리아 브랜드 몽클레어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으며 프리미엄 패딩 점퍼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설명했다. 버버리 키즈와 아동 명품 편집샵 분주니어의 제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업계는 아동용 프리미엄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으로 출생아 숫자 감소를 꼽았다. 통계청 통계를 보면 지난 2012년 1.297명이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52명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35만7800명으로 지난 2012년(48만4600명)보다 약 26.2% 줄어들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숫자를 의미한다.

한국 어린아이들이 중국의 ‘소황제·소공주’와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추진하면서 온 가족이 떠받들어 주는 가운데 성장한 중국의 외동아이들을 ‘소황제·소공주’라고 부른다. 부모에 더해 친조부모, 외조부모, 삼촌, 이모 등 어른 8명이 아이 한 명을 위해 지갑을 연다는 뜻의 신조어 ‘에잇 포켓’이 나온 배경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아동용 프리미엄 상품이 잘 나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집안에 하나나 둘 밖에 없는 자녀에게 가족 구성원 전체가 관심을 쏟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