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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지주사 대변신…몸값도 쑥쑥 올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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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지주사 대변신…몸값도 쑥쑥 올라가나

지주사전환시 출자여력 순증액 7조원 추정
부동산신탁·자산운용 등 M&A 비은행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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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우리은행이 지주사전환에 마침표를 찍었다. 금융위는 최근 우리은행의 지주사전환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주총의결 뒤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로 공식출범할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여력확대 등 비은행부문 덩치키우기의 발판이 마련됨에 따라 우리은행의 몸값도 상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월 주총의결 뒤 우리금융지주 내년 1월 출범, 자본확충 발등의 불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대변신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정례회의를 열어 우리은행이 신청한 지주회사 설립을 인가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주총의결 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1월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통해 설립된다. 기존 금융회사의 발행주식 총수를 신설되는 금융지주회사로 이전하고 기존 금융회사의 주주들은 신설 금융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이다.

지주사 전환시 가장 큰 매력은 출자한도 확대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 자기자본의 20%까지만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다. 보완자본까지 포함한 우리은행 자기자본이 23조원이므로 대략 4.6조원(23조원x20%)이 현재 자회사 출자한도인 셈이다.

한편 은행지주사는 자기자본의 130%까지 자회사 출자가 가능하다. 이는 은행 출자한도(4.6조원)가 변하지 않고 추가로 생기는 여력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자기자본의 약 100%(이전비율 1:1)까지는 은행에 써야 된다”며 “출자여력 순증액은 지주사 자기자본의 30%인 약 7조원이다”고 분석했다.

지주사로 전환해도 시급히 해결할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자본확충이 대표적이다. 바뀐 법령상 지주사전환시 자산위험도 평가방법을 현재 내부등급법에서 표준등급법이 적용된다. 때문에 지주사전환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15.8%(9월말 현재)에서 12.0%로 약 3.8%포인트가량 하락한다. 이 갭을 메우기 위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내년 1조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교통정리도 문제다. 지주회사 자회사로 편입되는 주식이전 대상 회사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빗,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다 또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 회사, 1개 증손회사(우리카드 해외 자회사)를 지배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우리카드가 뜨거운 감자다. 계획대로 '포괄적 주식이전' 방식으로 지주사 자회사로 둘려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발생한다.

우리은행이 100% 자회사인 우리카드의 주식을 우리금융지주에 넘기고, 그 비율에 따라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받으면 그 주식을 6개월 안에 팔아야 한다. 우리카드의 자산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9조1032억원으로 우리은행이 주식이전을 대가로 받는 지주사 주식은 전체 중 10%에 달한다.

◇지주사 프리미엄으로 매각가격 상향, 과점주주 “나쁠 것 없다”


이같은 난제에도 불구하고 과도기를 거쳐 지주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을 통해 지주사의 안착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 18.43% 보유한 예금보험공사로 사실상 금융당국이기 때문이다.

이미 당국은 지주사전환으로 매각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고 (정부가 보유한) 잔여 지분의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도 타당한 방향"이라며 "지주사 전환을 끝내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조속하게 매각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지주사 안착시 몸값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비은행부문의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은행의 지주사 비중은 99%로 절대적이다. 증권사 전환을 추진중인 우리종금을 필두로 지주사전환으로 확대된 출자여력을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비은행부문이 강화되면 자연스레 우리금융지주의 기업가치도 상향될 전망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은행 부문을 확장해 나가야만 이익체력이 늘면서 성장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다”며 "지주사전환 이후에도 추가적인 성장스토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점주주들도 나쁘지 않다. 과점주주들은 우리은행 주가가 과거 2만원까지 급등하자 정부가 잔여지분매각으로 보유지분율 한자릿수로 낮춰 민영화의 확고한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당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점주주들도 지주사 전환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현재 주가에다 지주사 전환 프리미엄같이 더해지며 몸값 상승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당국이 우리은행에 공적자금의 손익분기점은 주당 1만2980원, 과점주주들의 인수가는 1만1800-1만2000원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 지난 16일 종가는 1만5900원으로 지주사 로 전환하면 비은행부문 강화에 따른 지주사 프리미엄으로 주가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매각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점주주에 속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이후 주가가 뛰어도 이는 지주사라는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라며 “지분매각가격이 다소 높게 형성되도 지분인수 매수희망자 입장에서는 그 가격이 지주사 프리미엄이 더해진 것을 감안하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