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부국' 베네수엘라, 휘발유 부족 심화 …수십㎞ 거리도 차량운행 못할 정도

정유소와 중계 기지 폐쇄…항구에서 주유소까지 공급망도 문제 발생

기사입력 : 2018-11-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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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는 절반 이상 축소됐다.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가 심각한 휘발유 부족에 직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연간 두 자리대 마이너스 성장으로 리세션(경기침체)에 돌입한 지 5년 동안 산유량은 큰폭으로 줄어들었으며, 정유소 가동도 급격히 축소됐기 때문이다.

남미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국가인 베네수엘라의 국경지대 주유소에서는 항상 휘발유를 사기 위한 차량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한때 베네수엘라에서는 국영 석유사 'PDVSA'의 관대한 보조금 덕분에 1㎏의 치즈 가격으로 휘발유 탱크를 2만 회나 채우는 것이 가능했다. 한 건의 밀수만 성공해도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이유로 밀수 업자들은 줄을 지었다.

하지만 현재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은 붕괴 직전에 처했으며, 충분한 양의 휘발유를 공급하지 못해 국민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0월 후반부터 11월 초에 걸쳐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발렌시아와 같은 인구가 많은 중부의 도시들이 이례적으로 휘발유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유소와 중계 기지가 폐쇄되고, 항구에서 주유소까지의 공급망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일량 200만 배럴(bpd) 이상의 원유를 생산했지만 올해 9월에는 140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 평균 산유량은 153만 배럴에 그쳐 약 7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마두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는 절반 이상 축소됐다. 국제 유가가 무너지면서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석유의 매출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마두로 대통령 취임한 이후 20달러 선까지 폭락했으며, 유가 폭락으로 수출량이 급감하면서 대체산업이 턱없이 부족했던 베네수엘라의 재정은 완전히 쪼그라들었다.

이 모든 상황이 석유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탓이다. 생필품과 식량, 의약품을 들여올 외화도 없었고, 이를 만들 능력도 부족했다. 그 결과, 그동안 정부로부터 탄탄한 수혜를 받았던 국민들조차 국가를 버리고 이민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지금까지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300만명이 해외로 이주했다. 그 대부분이 지난 3년 이내에 베네수엘라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현재 카라카스와 발렌시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과거 공급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나마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와는 반대로, 국민들은 늘 차량을 사용했던 생활 습관마저 변화를 강요당할 정도라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도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등 연료 부족 사태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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