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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LG인사]LG화학 인사 '태풍' 분다… 전기차 관련 인사 '중용'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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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LG인사]LG화학 인사 '태풍' 분다… 전기차 관련 인사 '중용' 가능성도

-사장단 대거 '물갈이' 예상… 전지·기초소재 사장단은 변수 있어
-전기차·R&D 관련부문 승진잔치 예상

LG화학 정호영 사장(왼쪽), 유진녕 사장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 정호영 사장(왼쪽), 유진녕 사장
[글로벌이코노믹 백승재 기자] LG화학 부회장 자리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내정되면서 올해 인사에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본격 시장 공략에 나선 에너지 저장장치(ESS), 전기차 부품과 관련한 인사들의 중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례적으로 외부 인사가 부회장 자리를 꿰차면서 사장단 내부 인사도 예년과 다를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박진수 부회장을 보좌했던 정호영 사장과 유진녕 사장의 거취에도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올해 3분기 최대 매출을 이끈 전지부문과 구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연구개발(R&D) 부문을 중심으로 승진 인사와 물갈이가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기초소재 부문도 일부 승진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사장 거취는?


1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내달 초 2019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새로 취임한 구광모 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LG화학 부회장 자리에 외부인사를 ‘수혈’해 ‘순혈’ 인사인 정호영 사장 거취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아직 임기가 남았고 그동안 회사를 잘 이끌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에서 유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친다. 이는 곧 진행될 예정인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문제와 연결됐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큰 대목은 희성그룹 내 전자부품 부문 계열분리 때 구 부회장이 그룹 내 '재경통'인 정 사장을 영입해 갈 것이라는 점이다.

구 부회장이 힘을 주는 사업 부문마다 정 사장은 ‘재무통’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구 부회장이 LG신(新)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전기차 배터리와 농화학사업을 강화할 때 정 사장을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로 발탁했으며 이후 구 부회장이 LG화학 이사회에 합류할 때도 함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실적이 견조해 정 사장이 경질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한 신임으로 오는 신 수석부회장이 적응할 수 있게 내부 살림을 잘 아는 정 사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물론 정 사장 본인 판단이나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 이슈가 변수가 될 수는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사장단 인사 ‘태풍’ 부나?


신임 대표가 외부에서 영입되면서 사장단 인사에도 태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특히 60대를 기점으로 사장단 ‘물갈이’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LG화학이 대규모 인사가 있을 때마다 60대를 기점으로 임원을 교체했던 경향에 따른 분석이다.

대규모 인사가 있었던 2015년에는 조석제 LG화학 CFO가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호영 CFO로 교체됐다. 조 사장은 CFO에서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는데 당시 60세였다. 이후 사장단에서 유일한 60대였던 박영기 당시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1955년생)도 2016년 고문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7년 62세 나이로 사장 자리를 떠났다.

현재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진녕 최고기술책임자(CTO)(62세)와 김명환 사장(62세), 손옥동 사장(61세)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들이 최근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큰 인사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지사업과 기초소재 부문에서 실적을 견인한 김 사장과 손 사장은 ‘물갈이’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지난해 CTO로 취임한 유진녕 사장은 ‘물갈이’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직 임기가 짧고 새로 취임할 신 신임 부회장이 화학 분야 전문성이 높지 않아 당분간 신 신임 부회장을 기술적으로 보좌하도록 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전지·기초소재 승진잔치 예상… 전기차 관련 인사 ‘중용’ 유력

이번 정기인사에서 전지와 기초소재 분야에서 대거 승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가 ESS·전기차 부품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서면서 이 부문 인사들을 ‘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이 7조234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 증가를 견인한 '효자'가 전지사업부문이었다. 전지사업부문은 매출액 1조7043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843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270억원 대비 3배가량 늘었다.

기초소재 분야는 매출 4조6489억원, 영업이익 54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7045억원) 대비 이익 규모가 22% 감소했지만 시황 악화와 최대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비교적 견조한 실적이라는 게 전문간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기초소재, 전지 등 고부가 가치 제품 확대, 해외 생산시설 증설 등으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내부적으로 이들 부문 인사들에 대한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소재사업본부는 고기능 ABS 및 EP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차세대 SAP(고흡수성 수지), 친환경 합성고무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경량화 및 스마트화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1억달러을 투자해 중국 화남 ABS공장에 15만톤 증설을 진행 중이다. 증설이 완료 되면 LG화학의 ABS는 국내 여수공장 90만톤, 중국 닝보공장 80만톤, 화남 ABS 30만톤 등 국내외 총 2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이종택 EP사업부장과 정찬식 ABS사업부장에 대한 승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한장선 기초소재연구소장과 남도현 전무가 승진 인사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지난 12일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R&D부문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백승재 기자 tequiro071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