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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약품, 신약 개발 암초…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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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약품, 신약 개발 암초…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중단

비만치료제·진해거담제 후보물질·골다공증 복합제 등 개발 실패

현대약품 로고.
현대약품 로고.
[글로벌이코노믹 한아름 기자] 다이어트 음료 미에로화이바로 유명한 제약업체 현대약품이 개발 중이던 신약 개발을 중단했다. 앞서 현대약품은 신약개발에 수백억원의 연구비를 투입,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회사를 키워나갈 계획이었다. 관련업계는 현대약품의 신약개발 중단의 원인을 두고 맷집 약한 자본력이라는 해석를 내놓고 있다.

13일 본보 취재결과 2019년 하반기까지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현대약품이 비만치료제와 주요 파이프라인 일부의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약품은 지난 2016년 사업보고서에서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과 '비만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 특허 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해오면서 최적화 제형 연구와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현대약품의 진출 예고는 업계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 년 남짓 남은 시점에서 개발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진해거담제 후보물질 'HDDO-1602'도 임상 3상 진행 중에, 골다공증 복합제 'HDDO-1614'등이 임상 1상 진행 중에 개발 중단됐다. 특히 HDDO-1614는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지난 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고 공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시 임상 과제에만 200억원 가량을 투자했으나, 신약 출시로 이어지지 않고 일 년 만에 개발에 실패한 것이다.

현대약품 측은 신약 개발 중단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회사 내부 이유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한편 현대약품은 주요 신약 후보 물질 6개 중 2개가 개발 중단되면서 회사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현대약품은 줄곧 '매출 대비 R&D 비중이 높은 중견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 규모 기준, 상위 40위권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대비 R&D비중은 지난 2017년 기준 10.76%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는 상위 제약사인 녹십자(9%), 대웅제약(12%), 종근당(11.1%)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비용을 늘려가며 신약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자본력이 충분치 않은 중견 제약사에게 개발 중단은 악재"라며 "신약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맷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아름 기자 arha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