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검역 당국은 남부 푸젠성 포톈시(莆田市) 청샹구(城厢区)에서 53번째 사례가 되는 ASF 발생을 확인했다고 지난 주말 발표했다.
당초 중국 정부는 8월 3일 북동부 랴오닝성과 화북 허난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콜레라의 감염이 최초 확인됐다고 발표한 후 바이러스는 남쪽으로 확산되어 약 1000㎞ 떨어진 화둥(华东) 지역까지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동물보건역학센터(中国动物卫生流行病学中心)는 8월 19일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장쑤성 연운항의 돼지 농장에서도 콜레라 감염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이후 하이저우구(海州区)를 기점으로 긴급 대책이 발동됐으며, 증상이 발견된 사육장에 대한 돼지 도살 처분과 감염 지역 봉쇄 및 소독, 감염 지역에 대한 돼지 반·출입 금지 등의 발 빠른 조치가 취해졌다. 그 결과 농업농촌부는 동북지역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당국의 지시에 따라 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효율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돼지콜레라가 발견됐던 정저우쌍휘식품(郑州双汇食品) 또한 8월 17일 성명에서 당국의 지시에 따라 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돼지 도살 및 가공 시설에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 등을 포함한 철저한 소독 등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대륙 전역으로의 확산 우려는 점차 시들해졌다.
하지만 규제 당국이 자신했던 전염병 봉쇄선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화북 허난 지역을 거쳐 화둥 지역에서 버티던 전염병은 기세가 더욱 커지면서 양쯔강 하구의 안후이와 저장성까지 확대됐다. 불과 한달 만에 북동부 끝자락에서 동남부 중심까지 파고든 셈이다.
중국 검역 당국은 국내의 ASF 감염 사례를 발표할 때마다 확산에 대한 심각성을 줄인 채 "유효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농민들을 안심시켜 왔다. 하지만 실제 ASF 사태는 중국대륙 전역으로 점점 더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인터넷에서도 당국에 대한 불신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 9일 상하이에서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이 반입하려고 한 만두에서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 14일에 도착한 여행객이 휴대했던 수제 생만두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반응이 나온 이후 두 번째다. 중국에서 확산되는 유행병이 언제 한국에 상륙할지 모르는 위기 상황에서, 검역 당국의 대응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