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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회, 이탈리아 예산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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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회, 이탈리아 예산안 거부

성장 예상 지나치게 낙관적…채무 감축 실현에도 물음표

돔브로우스키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탈리아의 성장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채무 삭감 실현에도 물음표가 붙는다고 지적했다. 자료=EC이미지 확대보기
돔브로우스키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탈리아의 성장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채무 삭감 실현에도 물음표가 붙는다고 지적했다. 자료=EC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 시간) "EU 규칙을 전례 없는 형태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이유로 이탈리아의 2019년도 예산안을 거부했다. 동시에 이탈리아가 3주 이내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처분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규칙 위반으로 유로 회원국의 예산안을 반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의 수정 예산안이 EU 재무장관의 권고 내용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주 월요일(15일) 내각의 극적인 회합으로 이탈리아의 예산안이 승인된 후, 이탈리아 콘테 총리는 기자 회견에서 "우리는 약속을 지켰으며, 공공 재정의 질서도 유지했다"고 강조하며,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시켜 국제사회로부터 받았던 비난이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럽위원회가 예산안을 원점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모든 기대가 물거품이 된 셈이다.

올해 7월 EU 각료들은 이탈리아에 대해 구조적인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0.6% 줄이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에 집행위원회가 거부한 이탈리아의 예산안에서는 적자를 반대로 0.8% 확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바로 이 점이 유럽위원회가 이탈리아의 예산안을 거부한 이유다.

발디스 돔브로스키스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기자 회견에서 "성장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채무 삭감 실현에도 물음표가 붙는다"고 지적하며, "이탈리아 정부는 약속한 사항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의도적으로 규칙을 깨려하고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한 "재정 적자와 부채가 확대하는 가운데 성장이 지속하는 상황은 초래되지 않는다."며, "그동안의 경험으로 이러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이탈리아가 3주 이내에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으면 유럽위원회는 과도한 재정 적자 절차를 통한 처분에 착수할 태세라고 밝혔다.

반면, 집행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탈리아 디 마이오 부총리는 "집행위원회는 자국 예산안 거부를 완벽하게 상정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예산안은 EU가 아닌 자국민을 위해 마련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항변했다. 이어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 국민과 정부에 대해 '존중'을 표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 방문 중인 콘티 총리는 예산안에 대해 EU와의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며, 재정 적자를 GDP 대비 2.4%로 하는 계획은 "현재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한 경제·재무부 대변인은 "공공 부문의 적자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계속 확신하고 있다"며, 예산안을 옹호한다고 밝혔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