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당국과 불법 유통 업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짝퉁 주류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이윤이 크기 때문이다. 불과 몇 위안에 불과한 바이주(白酒)가 순식간에 200~500위안(약 3만3000~8만2000원)짜리로 둔갑하는 유혹에 견뎌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1병당 원가 50위안(약 8200원)의 저가 주류를 이용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지에 1000위안(약 16만원)의 고가 '비천마오타이'로 둔갑시켜 유통되고 있으며, 심지어 공항 면세점에 버젓이 진열되어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공항 면세점이 '짝퉁 마오타이'를 진열해 놓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자기들도 진짜 마오타이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고, 둘째는 가짜나 짝퉁을 갖다 놔도 구별하기 힘든 외국인의 수요에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실제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힘든 외국인이 시간에 쫓겨 공항에서 중국 술을 구매할 때, 어쩔 수 없이 지명도가 높거나 값이 비싼 제품을 찾을 것을 염두에 두고 짝퉁을 이용한 '낚싯밥'을 던져둔 것이다.
가짜 마오타이가 가장 성행했던 시기는 1988~1997년으로 마오타이 짝퉁 상표는 18종류가 넘었고, 무려 400여개의 가짜 양조장이 생겨나기도 했다. 중국 전역에서 유통되는 마오타이 연간 판매량은 200만t이 넘는다. 그런데 진짜 마오타이의 연간 생산량은 약 20만t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마오타이주의 90%가 짝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우량예(五粮液)', '궈조우(国窖1573)'、'젠난춘(剑南春)' 등 기타 유명 주류 브랜드들도 이 같은 방식으로 제조된 짝퉁 술이 적잖게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징의 주류 판매업자들이 마오타이 등 고급 명주의 빈 술병을 높은 가격에 사들이고 있는 사실로 심각한 실태를 가늠할 수 있다. 2015년산 마오타이주 술병은 400위안(약 6만5000원)에, 30년산 술병은 2000위안(약 33만원)에, 80년산은 무려 1만위안(약 163만원)이 넘는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주류시장은 크게 전통적인 유통 방식인 '소매'와 중국만의 특색 유통 구조인 '음용 구매'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주류 생산기업은 대리상이나 유통업체를 거치거나 직접 각 판매점에 공급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으며, 소매 구매의 경우 지역 소매상, 대형 상가 및 슈퍼마켓, 주류 전문 판매점이 주 판매방식이며 도매나 인터넷 구매, 단체구매 등의 방식도 사용한다. 문제는 이러한 전통적인 유통 기법에서 다양한 짝퉁 제품이 개입하는 허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