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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 노동자들 미 8개 도시서 파업… "노동 조건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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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 노동자들 미 8개 도시서 파업… "노동 조건 개선하라"

미국 메리어트호텔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메리어트에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사진='유나이트 히어' 트위터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메리어트호텔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메리어트에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사진='유나이트 히어' 트위터 캡처
[글로벌이코노믹 김형수 기자] 미국 메리어트 직원들이 받는 임금은 가족을 부양하기에 턱없이 모자랐다. 성추행은 일상이었다. 회사는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요지부동이었다. 메리어트 노동자들은 결국 거리로 나섰다. 지도부를 포함해 수십명이 체포당했지만 계속 목소리를 낼 작정이다.

미국 언론 폭스2KTVU(FOX2 KTVU)는 지난 12일 저녁 (현지 시간) 3000명에 가까운 베이 아리아 메리어트(Bay Area Marriott) 직원들이 최근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날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시위에 나섰다고 전했다.
‘유나이트 히어(Unite Here)’의 2지역(Local2) 대표 아넌드 씽(Anand Singh)과 2850구역(Local2850) 대표 웨이-링 허버(Wei-Ling Huber)를 포함한 41명이 체포됐다. 길을 막고 교통 흐름을 방해한 혐의다. ‘유나이트 히어’는 미국과 캐나다에 일하는 2만명 이상의 메리어트 직원을 대변하고 있는 노동조합이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디트로이트, 보스톤, 샌디에고, 산호세, 오클랜드, 마우이, 오아후 등 미국 곳곳에서 시위가 펼쳐졌다. 객실매니저, 바텐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8000여명에 달하는 메리어트호텔 직원들이 일터로 가는 대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메리어트 직원들은 약 1만2000명의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지난 여름부터 호텔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행진을 했다. 서버와 객실 청소매니저들이 받는 임금은 가족을 부양하기에 모자라며, 객실 청소매니저와 룸서비스 담당 직원들은 성추행에 노출되기 일쑤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임금 인상·직원 안전 대책 수립 등 노동 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메리어트 노동자들은 수개월 동안 이어진 요구에도 메리어트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나이트 히어’는 메리어트가 임금 인상·안전 대책 마련 등 핵심 사안에 관해 진전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아 파업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메리어트와 노동자들의 협상은 앞으로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유나이트 히어’는 파업을 끝내고 협상테이블에 돌아가겠지만 주요 쟁점에 관한 메리어트의 입장은 그대로라고 전했다. ‘유나이트 히어’가 뜻을 굽힐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아넌드 씽은 “우리는 메리어트 호텔 직원들이 지구에서 가장 부유한 호텔 회사에서 일하며 투잡이나 쓰리잡을 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수 기자 hy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