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복수의 기관이 슈퍼마이크로시스템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날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과기정통부 산하 기관에서 731대의 슈퍼마이크로 서버가 사용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세계 서버시장을 콴타와 거의 양분하고 있는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은 국내에 도입된 지 거의 20년이 됐다. 따라서 스파이칩 사태 해결 차원의 조사를 하려면 특히 정부의 안보기관과 핵심 연구기관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기업과 대학의 핵심 연구가 이뤄지는 곳의 서버에 대한 실태 조사도 중요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통사보다 국가안보쪽과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연구기관, 연구소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서버의 거의 90%가 슈퍼마이크로시스템의 서버로 추정되며 나머지는 HPE나 델의 서버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조달을 통해 정부기관의 서버를 사기 때문에 정부의 어느 한 부서가 상황을 조사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합동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슈퍼마이크로 서버는 통상 중앙처리장치(CPU) 2개를 사용하는 제품이며 대체로 600만~1100만원대 제품이다. 성능이 저하되면 CPU를 바꿔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 슈퍼마이크로시스템 서버가 도입된 지는 약 20년. 슈퍼솔루션과 디에스엔지(DS&G) 등이 국내 총판을 맡고 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사의 서버를 도입한 회사는 삼성전자, LG전자, KT유플러스, SK브로드컴, KBS, MBC, SBS, NHN, 드림위즈, 네오위즈, ETRI, KAIST, KIST, 기상청 등 주요 기관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연구소를 망라하고 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술(ICT)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신용현, 박선숙 의원 등은 중국 정부가 슈퍼마이크로사의 서버에 심어 전 세계에 팔렸다는 이른바 스파이칩 서버 사태에 대한 국내 사용실태를 밝히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 의원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국내 슈퍼마이크로사 서버의 구체적인 사용 현황 파악과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산하 30개 기관 가운데 11곳에서 슈퍼마이크로의 서버·메인보드 제품 731대를 도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 의원은 “우리의 정보가 외국으로 새어나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관세청을 통해 관련 통계 자료를 보니 국내 연구기관 30곳 가운데 11개 기관에서 731대의 슈퍼마이크로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나머지는 서버나 백업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과기정통부에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신 의원 측은 “731대는 자료를 보낸 기관만 파악한 것”이라며 “전체 대수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기관별 도입 현황은 보안 문제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