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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공룡 카카오 증권업 진출…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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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공룡 카카오 증권업 진출…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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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손현지 기자]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안으며 증권업계의 신흥 메기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표 간편송금 업체가 수익성 '돌파구'로 금융플랫폼을 선택한 가운데 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입지를 위협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소형증권사인 바로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인 신안캐피탈의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4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로써 온라인증권사로서 입지를 다져온 키움증권이 타격을 입을 거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소액거래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키움증권은 비대면 브로커리지 영업에 특화된 증권사다. 그런데 카카오페이가 향후 증권업을 통해 금융상품 판매와 자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 수익까지 챙기면 키움증권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송금업체로 잘 알려진 업체다. 지난 2014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4월 자회사로 독립했다. 무엇보다 카카오플랫폼을 통해 현재 이용자가 2300만명에 달한다. 인수가 계획대로 완료된다면 카카오페이는 위탁매매, 투자자문, CMA 계좌 개설 등의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하게 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카카오증권이란 익숙한 브랜드를 딴 사명 자체가 큰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최근 증권업계도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 등 4차산업혁명과 IT혁신을 위해 주력하는 만큼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은 위협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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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로도 불똥이 튀었다. 카카오뱅크의 지분 58%를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공을 들이며 내년부터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 상품 판매 등에 나선다. 올 3월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9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고객이 1000만 명을 돌파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그런데 카카오페이가 금융플랫폼을 활용해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소액 투자자들을 공략하는 상품을 출시한다면 선점 효과를 빼앗기는 셈이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서비스 고객 수는 카카오톡 4358만명, 카카오페이 2300만명, 카카오스탁 200만명, 카카오뱅크 618만명에 달한다.

실제로 카카오도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기존에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의 진입장벽을 낮춰서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서민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자산관리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카카오페이의 증권업 진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관측한다. 워낙 소형사라 신규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바로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419억원에 불과한 만큼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면서 "BK와 WM부문의 낮은 수익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카카오페이가 본격적으로 신규고객을 확보하려면 자기자본을 5000억~1조 원 이상은 확보해야 한다”면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 유상증자를 5000억~1조 원까지 하기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손현지 기자 hyunji@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