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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몰린 주류업 '비틀비틀'…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변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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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몰린 주류업 '비틀비틀'…하이트진로·롯데주류 등 변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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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글로벌이코노믹 김혜림 기자]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국내 주류업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김영란 법 시행 이후 접대 문화가 사라지고, 주 52시간 근무 등으로 저녁 회식자리도 줄었다. 또한 수입 및 수제맥주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맥주의 입지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맥주시장의 매출 비율은 국산 55.7%, 수입산은 44.3%였다. 하지만 지난해 각각 국산 47.2%, 수입산 52.8%로 상황이 바뀌었고, 올해는 수입산 56.3%, 국산 43.7%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오비맥주만 상황이 다르다. 오비맥주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1조4908억원, 2016년 1조5453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2015년 3862억원, 2016년 372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14년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재인수해 버드와이저, 스텔라 등을 통해 수입맥주의 상승세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2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4년간 누적 적자액이 1100억 원을 넘는다.

롯데주류도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롯데주류가 속한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매출은 2조2793억 원이었다. 지난해 신제품 ‘피츠 수퍼 클리어’를 출시해 2016년보다는 매출이 0.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실망스러운 상태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 주류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까.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먼저 여성 음주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저도주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4년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18.5도로 낮췄으며, 지난해에는 16도의 ‘참나무통 맑은이슬’를 출시했다. 롯데주류 역시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2006년 20도에서 현재 17도까지 내렸다. ‘순한 처음처럼’은 16.8도에서 15.5도로 변했다.

또한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저용량 술도 인기다. 이 때문에 오비맥주는 최근 50㎖ 용량의 카스 '한입캔'을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도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 맥주의 250㎖ 소용량 캔을 선보였다. 롯데아사히 역시 맥주 '아사히 슈퍼드라이'의 기존 소용량 제품 250㎖에 이어 더 작은 135㎖ 제품을 출시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도수를 낮출수록 용량을 줄일수록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다”며 “전 세계적으로 저도화 요구는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발포주나 이색 상품 등을 출시하는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특히 맥주 주원료인 맥아 함량 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춘 발포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20%가량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트진로도 맥주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발포주 필라이트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라이트는 기존 맥주 대비 가격이 40%가량 저렴하다. 물론 맥주의 가치를 낮췄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필라이트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7월 기준 3억 캔을 넘어섰고, 2분기 매출은 414억원을 기록했다.

오비맥주도 발포주 신제품 개발하는 등 발포주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10년간 일본 시장을 통해 꾸준히 발포주를 수출해 왔다. 언제든지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주류는 순하리를 통해 과일 소주 돌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순하리는 ‘가벼운 술’로 통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롯데주류는 깔라만시 과즙이 들어 있는 순하리 깔라만시를 출시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소주에 깔라만시 원액을 섞어 마시는 게 유행하자 발 빠르게 상품화했다.

제품과 함께 이색 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도 흥행의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주류는 유명연예인이 광고 모델이다. 반면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의 경우 '나는 코끼리'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웠다. 실제로 필라이트는 '초록코끼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포털 사이트에서는 필라이트 연관검색어로 '코끼리 맥주'가 검색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구상 포유류 가운데 가장 무거운 동물인 코끼리도 풍선을 달고 하늘을 날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가성비'를 표현하기 위해 코끼리를 캐릭터로 선정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이미지를 다르게 받아들이게 하려고 새롭게 접근한 것이 이 코끼리 마케팅이다"라고 말했다.


김혜림 기자 hr07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