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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51조 투자… "반도체 종합회사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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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51조 투자… "반도체 종합회사 도약"

-M15서 72단 3D·96단 3D 본격 양산
-D램·낸드·파운드리 모두 갖춰

4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5 공장 준공식.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4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5 공장 준공식. 사진=SK하이닉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위인 SK하이닉스가 국내 설비 투자에 51조원을 쏟는다. M15 생산기지에 20조원을 들여 D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해소한다. 이천 M16과 중국 파운드리 공장까지 지어지면 D램과 낸드플래시, 파운드리를 모두 갖춰 글로벌 반도체 종합 회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3D 낸드 달고 '톱 3위' 도약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낸드 시장에서 점유율 10.6%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도시바, WDC, 마이크론에 이어 5위다. 이와 달리 D램에선 점유율 29.9%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매출 또한 D램 비중이 80%에 달한다.

이번 준공은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M15 공장에서 양산되는 4세대 72단 3D 낸드와 5세대 96단 3D 낸드는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 '톱 3위'로 도약할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는 기존 평면(2D) 낸드의 집적도 한계를 극복하고자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3D에 주목하고 있다. 3D 제품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확대,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을 이끌며 낸드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96단 3D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도시바는 9월부터 팹6 신규 라인에서 96단 3D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올 4월 72단 3D 낸드 탑재 SSD 양산에 들어갔으며 96단 3D 낸드의 기술 개발을 마친 상태다. 삼성전자와 도시바에 비해 한 세대가량 격차가 벌어져 있다.

SK하이닉스는 M15 공장에서 제품 양산에 돌입하며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M15 공장이 가동 초기 48단 3D 낸드플래시를 웨이퍼 기준으로 월 수만장을 생산할 것으로 본다. 72단 3D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은 현재 20%에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51조 ‘올인’… 종합 반도체 기업 '우뚝'
SK하이닉스는 M15 공장과 함께 M14·M16 공장에 총 51조를 쏟아붓는다. 2015년에 완공한 이천 M14에 15조원, M15에 20조원이 투입된다.

올 연말에는 EUV 생산라인을 갖춘 이천 M16 공장이 착공에 들어가며, 투자액은 16조원에 이른다. 2015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표했던 46조원의 투자 계획보다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파운드리 공장까지 지어지면 D램과 낸드, 파운드리를 모두 갖춘 종합 반도체 회사로 입지를 굳히게 된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최근 불거지는 반도체 고점론을 무색하게 한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증권사들은 반도체 메모리칩 시장이 하락세를 걸을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낸드 범용 제품인 128Gb MLC의 평균 가격이 5.07달러로 전달보다 3.8% 떨어졌다. 4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5% 떨어질 거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업계의 전망은 다르다. 지나치게 높았던 가격이 낮아짐으로써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에 대한 신규 수요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수요가 늘어날 거란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기술력을 요하는 공정일수록 생산율이 높지 않으므로 공장을 더 짓는다고 해서 무조건 공급 과잉을 불러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