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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북과 남 잇는 '64조 규모' 고속철도 추진…일본 반사효과 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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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북과 남 잇는 '64조 규모' 고속철도 추진…일본 반사효과 얻나

슈퍼프로젝트 추진위해 정밀분석 돌입…일본 정부와 기업들 적극 지원

베트남의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580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프로젝트가 추진된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의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580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글로벌이코노믹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 베트남의 북쪽 정치수도 하노이로 부터 남쪽 경제수도 호치민까지 총 길이 1545㎞에 이르는 북-남 고속철도 건설이 추진된다. 투자비용만 무려 580억 달러(약 64조5000억원)에 달하는 '슈퍼프로젝트'다.

제대로 이어진다면 북에서 남으로 도시들을 따라 유통이나 경제, 관광 인프라의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다만 북남 고속철도 건설은 과거 리스크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회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
고속철도 사업권을 따내고 싶은 일본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재추진되고 있다. 투자 대비 확실한 효과 검증과 제대로 된 리스크 분석 등이 이번 고속철도 사업승인을 결정짓는 핵심요소가 될 전망이다.

■ 북과 남 잇는 거대 '슈퍼프로젝트' 시동


28일(현지 시간) '도로설계자문위(TEDI)-도로투자 및 건설자문위(TRICC)-남부도로설계자문위(TEDIS)' 등으로 구성된 컨설팅 컨소시엄에 따르면 최근 북남고속철도사업의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정부측에 제출했다.

자문위측은 1545㎞의 새로운 철도를 건설하는데, 크게 285㎞의 하노이-빈 (Hanoi-Vinh)구간, 896㎞의 빈-냐 짱(Vinh – Nha Trang)구간 및 364㎞의 냐짱-호치민(Nha Trang – Ho Chi Minh)구간 등 3구간으로 나눠진다.

고속철도 건설에 필요한 총 투자금은 580억 달러이며 그중에 하노이-빈 구간 및 냐짱-호치민 구간이 먼저 진행된다. 이 구간은 2020년 착공하여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년간 총 240억 달러가 먼저 투자된다. 가장 긴 빈-냐짱 구간은 아직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

컨설팅업체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속철도의 경우 저속으로 운행할수록 승객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0㎞/h속도로 하노이-냐 짱 구간을 운행하면 대중교통 이용자의 2.7%만 고속철도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350㎞/h속도로 운행되면 대중교통 이용자 중 14%가 고속철도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350㎞/h이상의 고속철도를 개발하면 항공기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매력적인 투자산업임을 보장하기 위해 고속운행을 제안했지만 자문단은 첫 단계에서는 160~200㎞/h속도로 운영하고, 전 구간 개통한 후 350㎞/h속도로 운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하노이에서 호치민까지 이동시간이 현재 30시간에서 4.5시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항공편의 경우 동 구간 운항시간은 2시간이다. 하지만 베트남 항공편은 하루에도 몇번씩 빈번하게 지연된다. 통상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3시간씩 지연되는 점을 감안하면 고속철도가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고속철도의 폭은 1435㎜, 2개의 철로와 23개의 정차역, 5개의 유지・보수 센터로 구성된다. 구간의 60%는 도로나 교량 위에 지나가고 10%는 터널, 나머지 40%는 교차로 없이 울타리가 있는 도로옆을 지나간다. 도로위의 구간은 고속 도로와 밀접한 곳에 지어진다.

현재 교통부와 자문위는 20개 성의 도시와 함께 고속철도 건설 방향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컨설팅 컨소시엄은 '통일・선진・이전편리' 원칙에 따라 고속철도 선택요소로 기술을 택했다. 이번 고속철도에 적용되는 분산동력기술(electric multiple unit)은 인프라를 건설하는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으며, 이미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추세와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건설되는 고속철도는 시속 350㎞로 일본의 '탄환열차'와 맞먹는다.이미지 확대보기
이번에 건설되는 고속철도는 시속 350㎞로 일본의 '탄환열차'와 맞먹는다.

■ 재추진 고속철도 일본에 기회되나?


지난 2010년 베트남 국회는 북남 고속철도 건설 계획을 부결시켰다. 일본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추진했지만 당시 베트남 GDP의 절반규모인 560억 달러라는 높은 비용부담으로 결국 입법부의 승인을 받아내지 못했다.

다시 추진되는 이번 제안 역시 일본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이루어졌다. 2010년의 무산에도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2013년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하노이-빈-냐 짱-호치민 시의 연구를 후원하면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왔다. 결국 이런 절치부심의 노력이 올해 다시 고속철도 건설사업을 부활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그동안 베트남의 재정이 향상되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선진 인프라 시스템에 대한 수요증가는 국회를 비롯한 베트남 국민들도 이번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제안은 기술, 투자비용 및 운영문제에 대한 심층토론을 거친 후 결론이 도출될 예정이다. 정부의 승인을 얻게 되면 2019년 국회에 다시 상정된다.

북과 남을 잇는 고속철도는 20여개 성과 도시에 정차역을 두기 때문에 획기적인 지역 경제발전을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미지 확대보기
북과 남을 잇는 고속철도는 20여개 성과 도시에 정차역을 두기 때문에 획기적인 지역 경제발전을 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획기적인 성장동력…하지만 효과 명확해야


남과 북을 잇는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유통이나 관광 그리고 도시개발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획기적인 전환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면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경우 북부의 사파, 하노이, 하롱베이 등 중부의 다낭이나 냐 짱, 남부의 호치민과 푸꾸옥 등 몇곳을 제외하면 많이 알려진 곳이 없다. 알려지지 않은 곳곳에 천혜의 휴양지들이 있지만 대중교통이 연결되지 않아 관광지로써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고속철도로 인해 이런 거점들이 연결되면 관광산업도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의 투자효과가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량・도로 과학기술협회 부회장 응우엔 응옥 롱(Nguyen Ngoc Long)박사는 "고속도로 사업과 항공로 개발을 제외하여 전개되는 슈퍼 사업이다. 빈 에서 냐 짱까지 가는 구간을 분리하는 것은 구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투자 단계에 작은 구간들로 분리하여 투자를 받는 것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정 속도는 자세히 분석해야 되지만 어떤 방안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350㎞/h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설대학교 교통도시철도학과 부 화이 남(Vu Hoai Nam)과장은 "이 사업은 거대한 자본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분석해야 하는데 컨설팅업체 쪽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 회수 가능성, 부지 정리와 환율등 자세히 분석하지 않으면 리스크가 크다. 게다가 고속철도를 개발하면 항공로의 선택 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 전문가인 응우엔 쩡 바익(Nguyen Trong Bach)씨는 "예전에 명확하지 않은 고속철도 사업을 국회에서 거절했다. 특히 투자효과에 관한 문제들에 대해 명확한 답을 자문단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