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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 가장 극적이고 효과적인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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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 가장 극적이고 효과적인 시나리오는?

[글로벌이코노믹 임성훈 기자]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간 북한의 로동신문은 총 6면 중 매일 4면을 할애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소식을 전했다. 특히 21일자 로동신문은 거의 화보집에 가까울만큼 네 개 면에 총 34장의 사진을 실었다. 그 중 12장이 남북 두 정상의 백두산 등반 사진이고 나머지는 삼지연 공항, 오찬장 등에서의 사진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놓고 볼 때 만약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이에 못지 않은 기사의 양과 사진들이 지면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가장 극적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역에 나타난다면 그야말로 평양에서 바로 '서울의 심장부'까지 단숨에 오게 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역에 나타난다면 그야말로 평양에서 바로 '서울의 심장부'까지 단숨에 오게 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우선 무엇을 타고 어느 경로를 통해 오느냐가 첫 번째 관심사다. 가장 극적이고 국제적인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장면은 평양역에서부터 개성, 도라산역을 거쳐 서울역에 도착하는 경우다. 그야말로 시각적 효과, 상징적 효과 등에서 이보다 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정일 국무위원장은 전용열차도 있고 여기에 자신의 차량 등을 싣고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을 만나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개성에서 도라산역까지 북한의 열차가 들어오거나 나아가 서울역까지 운행이 가능한지도 확인된 바 없다. 그 전에 어느 정도 정비가 끝난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효과는 가장 크지만 가능성은 '중' 정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방법은 육로를 통해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 역시 시각적인 효과도 크고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지난 2월 김영철이 서울을 다녀갈 때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파주의 통일대교 남단에서 집회를 열어 이를 우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방법까지 써가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굳이 육로를 선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호나 의전 등에 있어서도 '하' 순위가 아닐까 싶다.

그럼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처럼 서해안 우회항로를 이용하여 비행기로 서울을 방문하는 것이다. 굳이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아도 공군이 관할하는 서울공항을 이용한다면 별무리 없이 서울에 도착할 것이고 우리나라 의장대 사열 등 공식적인 환영행사 또한 수월할 것이다. 설혹 공항 밖에서 다소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이 정도는 우리나라 경찰력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 방법이 '상'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워커힐 호텔과 한강 조망.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워커힐 호텔과 한강 조망.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다음으로는 숙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며칠 동안 이루어질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대략 2박 3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김여정이나 김영철, 김영남 등 북한의 고위층들이 묵었던 워커힐 호텔이 역시 가장 유력해 보인다. 무엇보다 경호 측면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경찰력을 어느 정도 동원하여 호텔 진입구 및 주변을 에워싼다면 큰 무리 없이 통행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호텔 투숙객들의 불편이 있겠지만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를 생각해 보면 워커힐 호텔 전체를 사용하고 이미 예약된 투숙객은 다른 호텔로 바꾸어주는 등의 조치만으로도 우선 숙소 문제는 해결이 될 것 같다.

다음은 서울에서의 교통편이다. 역시 가장 편한 것은 헬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호텔과 청와대, 그 밖의 곳을 위치만 잘 설정한다면 헬기로 이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주변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본인이 밝혔으나 서울 방문을 강행하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를 볼 때 헬기 이동 방식은 다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면이 있다. 차량을 이용한 이동이 유력할 것 같다. 물론 약간의 소란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그러한 것도 감내한다는 '통 큰' 지도자의 모습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모험을 할 것이라는 생각에 무게가 간다. 설령 다소 간 충돌장면이 연출된다고 해도 어차피 그런 장면은 로동신문이나 북한의 언론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서울 방문시 어디를 들르겠는가 하는 점도 관심이다. 청와대야 당연히 들를 것이고 오찬이나 만찬도 워커힐이나 청와대에서 진행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처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다든지 하는 '모험'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 쪽 경호인력도 마찬가지고 북한의 방문단 입장에서 봐서도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극한의 긴장 속에서 몇 분일지, 몇 시간일지 흘러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예전 오마바 대통령이나 시진핑 주석처럼 대학을 방문할까?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젊은 지도자가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대학 한 곳쯤을 방문한다고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다른 지도자처럼 강연을 하고 질문을 받겠는가는 의문시 된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통제할 수단도 사실상 없다. 얼마든지 돌발상황을 예측해 볼 수 있다.

서울의 야경과 제2롯데월드. 멀리 남산N타워도 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의 야경과 제2롯데월드. 멀리 남산N타워도 보인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 방문 당시 저녁 마실을 다녀왔다. 우리나라도 서울의 야경, 또한 서울 전체의 모습을 한 눈에 관망할 곳이 있다. 남산 서울N타워나 제2롯데월드 전망대 등에서 서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숙소에서 멀지도 않고 교통통제와 경호 문제로 아마도 제2롯데월드가 훨씬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는 한다.

마지막 포인트는 한라산에 갈까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을 다녀왔으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한라산을 방문한다면 상징적인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한라산까지 오르는 데는 백두산처럼 버스나 자동차,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1개 연대로 하여금 한라산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고 했다지만 해병대가 무슨 공병대도 아니고 건설 전문인력도 아닌데 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국군을 그런데 동원하겠는가? 그러나 민간업자들이 시공한다면 헬기 패드 하나쯤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조금 복잡할 것이다. 헬기 패드가 다수 설치되어야 경호인력 등 필수인력만이라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호위해야 할텐데 아무리 수송헬기를 동원한다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저러한 생각을 해보면 아직 그림이 확실히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워낙 낯선 상황이어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여준 스타일상, 그리고 이미 초청을 해놓은 상태에서 이런저런 고려사항은 그저 넘어야만 할 산들일 뿐이다. 서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보고 육성을 듣는 날이 아마도 곧 일어날 것 같다. 분명히 지금쯤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는 다각적인 검토가 시작되었을 것이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