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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깜짝 ‘회담’,‘일정 연장’ 의전...김정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 깜짝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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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깜짝 ‘회담’,‘일정 연장’ 의전...김정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 깜짝 행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도보다리’를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도보다리’를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후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영접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영접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3차 정상회담을 위해 만났다.

문 대통령을 태운 공군 1호기가 이날 오전 9시 49분 순안공항 도착해 대기하자 김 위원장 부부가 함께 직접 공항으로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손을 흔들며 전용기 트랩을 내려오자 김 위원장 부부는 박수를 치며 맞이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비행기 앞에서 서로 포옹을 한 뒤 악수를 나눴다.

순안국제공항은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을 할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정상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는 순간부터 회담 후반부까지 남북간 ‘화합’을 과시하는 역사적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특히 도보다리 위에서 이뤄진 30분간의 독대는 남북 정상간 신뢰를 상징하는 명장면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재회하는 자리인 만큼 두 정상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연출한 장면들이 여러 차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00년 분단 반세기만에 북한을 첫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을 맞은 김 국방위원장의 태도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김 국방위원장이 예고 없이 순안공항까지 직접 영접을 나왔을 뿐 아니라 함께 의장대를 사열했다.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의 본격적인 대좌는 6월 13일 10시50분께부터 김대중 대통령의 의전차량 안에서 시작됐다. 55분간 캐딜락 리무진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까지 ‘깜짝 회담’도 진행됐었다.

2007년 10월 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통과해 방북했다.

정상회담 첫날 남측 대표단 환영 행사 장소를 급작스럽게 변경하면서 시작된 김 국방위원장의 파격 행보는 두 번째 날인 3일 회담 일정의 연장을 제안한 대목에서 절정을 이뤘다.

김 위원장은 3일 오후 2시45분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내일(4일) 오찬을 평양에서 여유 있게 하시고 오늘 일정들을 내일로 늦추는 것으로 해, 모레 서울로 돌아가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 전대통령은 “큰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한다. 경호·의전 쪽과 상의를 해봐야 하겠다”며 즉답을 피한 채 참모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국방위원장은 노 전대통령이 즉답을 피하자 “대통령이 결심 못 하십니까. 대통령이 결심하시면 되는데...”라며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노 전대통령에게 하루 더 묵고 가라는 깜짝 제안은 경호·의전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아 실현되진 않았지만 가까워진 남북정상의 관계를 보여준 상징적 일화로 꼽힌다.


김재영 기자 jay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