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 연결기준 순수익 910억5500만 대만달러(약 3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22.4% 증가한 규모다. 올해 8월까지 집계한 순수익은 6467억8100만 대만달러(약 23조5000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 순수익(6112억9800만 대만달러)보다 높았다.
TSMC는 7나노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TSMC는 삼성전자보다 앞선 지난해 말 7나노 공정 시험 양산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고 제품을 양산 중이다.
지난 12일 발표한 아이폰Xs 시리즈에도 TSMC가 7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칩셋 A12바이오닉이 탑재됐다. 애플은 지난 2015년까지 TSMC와 삼성전자에서 아이폰용 AP를 절반씩 양산했으나 이듬해부터 전량을 TSMC에 맡겼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AP에서 성능 저하 논란이 불거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TSMC는 올해 7나노 공정 제품을 채택한 고객사 기기가 50개를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나노 반도체는 기존 10나노 대비 전력 소모가 낮고 성능이 개선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내년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하기 전까지 TSMC가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
이에 TSMC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50.4%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6.7%로 글로벌파운드리(9.9%)와 UMC(8.1%)에 이어 4위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반격에 나선다. EUV는 공정 미세화와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한 필수장비로 꼽힌다. 기존 장비보다 파장이 짧은 대역의 빛을 활용해 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웨이퍼 처리 속도가 떨어져 생산성이 낮고 장비가 비싸 업계에선 EUV 도입을 망설여왔다. TSMC는 현재 7나노 공정에 이머전(액침) 불화아르곤(ArF) 노광 기술을 그대로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생산성 문제가 해결됐다. 1000장 수준에 그친 EUV 장비의 생산능력은 2800장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부터 EUV 장비를 이용해 7나노 반도체 대량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TSMC도 내년에 EUV 적용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나 공정 수는 삼성전자가 더 많다. 양산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세 공정일수록 전력 소모가 낮고 성능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며 “스마트폰 AP 등 고객 니즈가 있는 곳이라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